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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03.01(월) 18:42

“인간이 초월적 존재 창조” 경건한 무신론자 포이어바흐


포이어바흐는 종교 비판가로서 당대의 기독교 신학자들에 의해 격렬한 비판을 받아야 했다. 이미 26살에 익명으로 <죽음과 불멸에 대한 사유>라는 책을 펴낸 바 있는데, 여기서 포이어바흐는 영혼불멸에 대한 믿음을 공격했으며 경건한 신앙의 소유자를 조롱하기도 한다. 이 ‘불경스런’ 책은 기독교의 권위가 서슬 퍼렇게 엄존하던 당시의 상황에서 곧바로 금서가 돼 압류 조처를 당했다. 이 책의 저자임이 밝혀지면서 포이어바흐는 발군의 학문적 역량에도 불구하고 교수직을 단념한 채 재야학자로 평생을 보내야만 했다.

포이어바흐에 대한 당대 신학자들의 거친 거부의 몸부림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의 종교비판은 종교의 근간을 뒤흔들 만큼 근본적인 것이었다. 포이어바흐 이전의 종교비판은 종교를 단순히 사제들의 기만행위라든가 우민화, 또는 미신으로 간주했다. 포이어바흐는 이러한 시각을 벗어나 종교적 현상을 좀 더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출발점과 귀결은 다름 아닌 인간이었다.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본질이 종교의 근거일 뿐만 아니라 대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종교는 무한한 것에 대한 의식이다. 그러니까 그것은 다름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무한한 본질에 대해 갖는 의식이다.” 포이어바흐는 종교를 “인류의 유아적 본질”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이는 인간이 자신의 본질을 직접적으로가 아니라 자신의 외부에 설정한 신이라는 존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인식하는 단계에 놓여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말이다. 절대적 이성, 무한성, 사랑 등 신의 속성으로 여겨지는 것들은 포이어바흐에 따르면 실제로는 개인적 한계를 초월한 인류의 본질일 뿐이다. 성경의 설명과는 정반대로 “인간이 자신의 모습에 따라 신을 창조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종교의 비밀을 푸는 열쇠는 바로 인간이다. 인간은 “자신의 본질을 대상화한 후 다시 스스로를 이렇게 대상화된 본질의 객체로 만든다.”

포이어바흐가 추구했던 것은 그가 한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말했듯, 사람들을 “신의 벗으로부터 인간의 벗으로, 믿는 자로부터 사유하는 자로, 기도하는 자로부터 일하는 자로, 내세의 후보자로부터 현세를 공부하는 자로, 자신이 반은 짐승이고 반은 천사라 고백하는 기독교인으로부터 인간, 그러니까 전적인 인간으로 만드는 일”이다. 포이어바흐의 무신론은 종교와 신을 단순히 부정하고 파괴하는 데 있지 않았다. 그는 초월적 존재의 속성이라 여겨진 것들을 인류와 자연에로 되돌려 주고자 했으며 그 속에 투영된 인간의 소망을 이 땅에 실현하는 것이 인류사적 과제라고 확신했다. 이러한 믿음은 그에게 “경건한 무신론자”란 비아냥을 안겨주기도 했으나 다른 한편으로 “신학의 육신에 박힌 말뚝”(칼 바르트)으로서 기독교의 자기반성 과정에 촉매역할을 한다.

주정립/호남대 연구교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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