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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02.09(월) 20:57

자율적 노동조합론 주장 레닌과 대립한 콜론타이


러시아 혁명에 대한 제국주의 열강의 간섭과 백군의 도발로 시작된 내전이 거의 마무리되어 간 1920년 9월에 열린 소련 공산당 협의회에서 알렉산드라 콜론타이는 당내 언론의 자유를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노동자들의 창의적인 노력으로 공산주의적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는 17년의 환희가 경제구조의 붕괴, 내전의 지속, 러시아의 후진성 등에 의해 훼손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당이 정면으로 맞서 원칙을 회복해야 함에도 ‘맹목적인 복종’의 분위기 속에서 당 내의 자유로운 토론과 창조적인 에너지가 가로막히고 있다고 느꼈던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콜론타이는 21년에 열린 10차 당대회를 앞두고 ‘노동자 반대파’의 일원으로 〈노동자의 반대〉라는 팸플릿을 작성했고, 이로 인해 당대회에서 레닌과 마지막 충돌을 벌이게 된다. 당시 표면적인 쟁점은 당과 노동조합의 관계, 노동조합의 구실에 관한 것이었다. 노동조합주의자들은 노조가 경제 관리를 담당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당과 국가로부터 독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트로츠키, 레닌, 지노비예프, 부하린 등은 각자 노동조합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논쟁가로서의 콜론타이의 진면목을 드러낸 것은 이들의 차이를 무화시키고, 이들의 동일한 전제를 드러내는 데 있었다. 콜론타이가 보기에 노동조합을 국가기관화해야 한다는 트로츠키의 생각이나 노동조합이 공산주의 훈련소가 돼야 한다는 레닌의 생각이 겉으로는 다를지 몰라도, 노동조합에 생산의 통제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일치했다. 이렇게 쟁점을 형성할 때 논쟁의 본질은 공산주의 혁명을 어떻게 완수할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이론적 문제였다.

10차 당대회에서 레닌은 콜론타이의 〈노동자의 반대〉를 겨냥해 분노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다. 얼마 전에 일어난 크론슈타트 수병 반란과 ‘노동자 반대파’를 고의적으로 연결하면서, 레닌은 반혁명의 위협이 여전한 이때 그러한 토론은 “허용할 수 없는 사치”라며 ‘노동자 반대파’의 주장을 깎아내리려 했다. 콜론타이는 레닌의 주장을 무시하고, 그녀가 근본적이라고 생각한 것, 곧 당이 혁명 초기의 이상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는 쟁점을 제기했다. 그녀는 이렇게 물었다. “소비에트 러시아는 노동자들의 국가가 아닌가” “프롤레타리아트의 창의력과 자발성을 신장하며, 당 내의 이질적 요소를 척결하겠다는 볼셰비키의 결의는 어떻게 되었는가”

콜론타이와 ‘노동자 반대파’는 소수였기에 그들의 패배는 뻔한 것이었다. 더 나아가 당 대회는 분파 금지를 결의하여 더 이상의 논쟁 자체를 봉쇄했다. 하지만 혁명의 카산드라, 콜론타이의 주장은 불길한 예언처럼 혁명 러시아에 드리워졌다.

안효상/서울대 강사, 서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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