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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3.04.27(일)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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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무엇이기에


한국에 `교총’이라고 불리는 교원단체총연합회가 있는 것처럼 미국에는 전미교육협회라는 교원단체가 있다. 한국의 교총이나 미국의 교육협회나 전문직업인의 협회를 표방하는 단체다.

또 한국에 `전교조’라 불리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있는 것처럼 미국에는 전미교원연맹이라는 노동조합이 있다.

거느린 회원으로 말하면 146년의 역사를 지닌 전미교육협회가 86년째의 전미교원연맹보다 2.5배 정도의 규모로 크다.

구성원도 확연히 다르다. 전미교육협회는 부자들이 사는 도시교외나 보수적인 농촌지역 교원들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교원연맹은 도시지역 교원들을 주로 하고, 여성과 소수민족출신도 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이 두 단체는 앙숙의 관계에 있다. 한국과 달리 단체교섭에서의 대표권을 둘러싸고 다퉈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대립이 치열하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불경기로 1992년 전미교육협회가 노동조합처럼 임금투쟁에 나서면서 두 단체가 통합하자는 운동이 벌어진 일도 있었다.

이 나라에서는 전교조가 한바탕 여론의 몰매를 맞았다. 충남 예산의 한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자살로 불거진 `커피시중’파동 때문이었다.

최근 몇년동안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전교조를 둘러싸고 한치 양보없는 여론몰이 전쟁이 휩쓸었다.

문제의 기간제 여교사는 학교를 떠나고, 교감과 전교조 소속 두 교사는 전보 발령돼 파동은 일단락됐지만, 곧 이어서 `교장선출제’와 `반전 수업’이 여론몰이의 도마에 올랐다.

한 초등학교의 `커피시중’파동이 1999년 합법화된 지 4년 만에 전교조를 거부하는 시각에 다시 기름을 부은 꼴이다.

그 교장선생님이 자살에까지 이르게 된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커피심부름이 발단이 됐다는 점이 알려졌을 뿐이다.

커피가 무엇이길래 교장선생님은 자살해야 했고, 계약직 기간제 여교사는 일터를 포기해야 했을까. 기간제 교사도 교사인데 왜 그는 커피시중을 해야 했을까.

높은 분들이라 해도 더운 물과 커피와 설탕과 프림과 종이컵만 있으면 누구나 타먹을 수 있는데 왜 굳이 갖다 바쳐야만 했을까.

하기야 주민등록증이 있다고 다 같은 국민이 아니다. 이 나라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두 계층의 한국인이 있다. 기간제 교사도 비정규직이다. 게다가 커피시중을 부과받은 기간제 교사는 `여자’라는 또 하나의 약점을 지니고 있었다.

지금도 많은 직장에서 여자들은 커피시중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커피시중을 딱 부러지게 거부할 수 없어서 직장인으로서의 굴욕감을 참고 커피를 끓여 갖다 바치고 있을 것이다.

겉보기엔 선진산업국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답게 거리에 자동차가 넘치고 고층빌딩이 숲을 이루고 있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여자를 전문직업인으로 인정하지 않는 왕조시대에 살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그래서 여교사가 커피시중을 거부하기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또 전교조가 그것을 문제삼은 것도 일부에서 비난하는 것처럼 `월권’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었다.

교장선생님의 자살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연유가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남자위주의 전통적 가치와 오늘날의 시민의식의 충돌에 고민하다 가슴아픈 결말을 택하지 않았을까 감히 짐작해 본다.

필자는 한 세대전 전기밥솥이 보급되기 전의 숭늉을 최고의 음료로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커피도 `아메리칸 커피’보다 더 엷게 타서 누룽지의 구수한 향을 상상하며 마신다.

히지만 커피는 구수함은 흉내낼 수 있어도 숭늉의 고소함이 없다. 커피는 그처럼 오묘한 숭늉의 향과 맛은 없지만, 손쉽게 흔히 마실 수 있는 상품이다.

미국사람들이 교원연맹을 인정하는 것처럼 우리도 전교조를 인정하고, 누구나 편하게 스스로 커피를 타 마시는 열린 사회가 되기를 기약하고 싶다.

정경희/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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