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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2.10.20(일)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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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는 '저질정치'/ 정경희


1960년대만 해도 서울의 인사동에는 헌책을 파는 고서점들이 적지 않게 모여 있었다. 고서점에는 족보들이 쌓여 있기도 했지만 목판으로 찍은 옛 전적들도 많았다. 필자는 이 무렵 <정감록>을 눈에 띄는대로 사다보니 13종이 모였다. 대부분 일제강점기에 활자로 찍은 것들이어서 보존가치가 있는 전적은 아니다.

3·1운동이 폭발했던 1919년의 활판본에서부터 광복 후인 1948년에 나온 것도 있다. <정감록>이 <왕조실록>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263년 전인 영조 15년(1739) 이었다 한다. 평안도와 함경도에서 <정감록>이라는 예언서가 나돌아 문제가 된 것이었다(백승종 교수·서강대).

그것은 조선왕조의 종말을 예견하면서 새로운 왕조에 꿈을 거는 백성들의 소망의 산물이었다. 마찬가지로 나라가 망해서 일제가 이 땅을 강점하고 있을 때에 사람들은 틀림없이 새로운 세상이 올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정감록>을 읽었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은 유토피아를 꿈꾸면서 살아왔다. 지금의 전북 익산에 유적이 남아 있는 미륵사는 백제인이 건설한 동양 최대의 사찰이었다. 미륵이 내려와서 온 백성을 `극락’이라는 유토피아로 이끌 것을 소원하는 백제인들이 남긴 문화유산이다.

또 백제인들은 “백제땅이 신선이 사는 유토피아”라고 믿었다(<삼국유사>). 고구려인들은 죽어서 신선이 되기를 염원하면서 무덤에 하늘을 나는 신선이나, 천제의 사자인 봉황을 그렸다. 고려왕조 이래 조선왕조에 이르기까지 역대 집권자들은 이 땅에 유교적 규범에 맞는 이상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아왔다.

조선시대 영조(재위 1725~1776)는 평생 `요순시대’를 재현하려 했다(정경희·서울대). 또 조광조(1482~1519)는 비록 5년 동안의 공직생활 끝에 희생되었지만, 그가 지향했던 `하늘의 도가 지배하는 도덕국가’는 조선시대 사림의 가르침으로 살아남았다(정두희 교수·서강대). 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에도 군사독재 32년 동안 수많은 젊은이들이 민주회복을 위해 목숨을 던졌고, 많은 민간 정치인들이 고초를 겪었다. 그 과정에서 `양김씨’가 정치지도자로 성장해 민주화시대의 문을 열었던 것이다.

지금 우리는 `양김 이후’를 위한 선거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그러나 이 싸움은 아무런 꿈도 이념도 없는, 반세기 선거사상 최악의 저질 진흙탕 싸움이다. 특히 5년 전 `37년 권력’을 놓쳤던 한나라당이 재집권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공세를 퍼붓고 있다. “6·15남북공동선언을 4억달러로 샀다”는 비밀송금 주장과 노벨평화상 로비 주장이 그 최신판이다. 이 두 주장 모두 한나라당이 눈꼽만큼의 상식과 양식을 지켰던들 감히 입밖에 내비치지 않았을 소설이다.

한나라당은 6·15남북공동선언이 철통같은 한-미 공조로 이뤄진 성과였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또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목해온 의미를 모르고 있다. 그것은 미국의 감시망이 동북아시아 지역을 특히 고강도로 감시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 감시망을 뚫고 4억달러라는 뭉칫돈을 평양에 송금할 수 있는 사람은 미국의 대통령밖에 없다.

김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로비를 통해 따냈다는 주장도 세계를 놀라게 할만한 소설이다. 노벨상의 권위에 진흙탕을 끼얹고 노벨상에 경의를 표해온 전 세계인을 모욕하는 전대미문의 폭언이다.

유토피아를 설계하는 꿈도 이념도 없이 오직 권력장악만을 위해 뛰다보면, 근거와 증거도 없고 사리에도 맞지 않는 욕설만 쏟아내는 난장판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북쪽은 미국의 켈리 특사에게 `핵개발 시도 사실’을 시인하고 제네바합의 파기를 선언했다고 한다. 클린턴 행정부가 이룩해냈던 북·미 합의가 과연 무너질 것인가 부시가 클린턴의 포용정책을 복원할 것인가 소설을 쓰기 전에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정경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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