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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2.09.08(일)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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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정경희


과거 우리는 정치가 잘못되면 하늘이 노해서 천재지변이 일어난다고 믿어왔다. 그래서 “군자는 모진 바람이 불거나, 천둥·벼락이 치거나 폭우가 쏟아지면 얼굴빛을 고치고 밤중에도 반드시 일어나 의관을 갖추고 단정히 앉는다”고 했다(<예기> 제13 옥조편).

그처럼 하늘의 노여움을 두려워하라는 게 유교의 가르침이었다. 뿐만 아니라 불교도 정치의 잘못이 천재지변을 부른다고 일러왔다.

삼국시대 신라 진평왕(재위 579~631) 때에는 하늘에 혜성이 나타나 `심대성’이라는 별을 범했고, 통일신라의 경덕왕 19년(760)에는 하늘에 해가 둘 나란히 나타나 열흘 동안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삼국유사>).

이 두 괴변이 모두 임금이 부처의 가르침을 멀리하면 일어나는 천재지변이다(<금광명경>).

하늘은 이처럼 힘없는 백성을 위해 잘못된 정치를 꾸짖고, 올바른 길로 가도록 명령한다고 우리는 믿어왔다.

지난달 31일과 9월1일 이틀동안 휩쓸고 간 태풍은 이 땅에 참혹한 폐허들을 남겼다. 눈 깜짝하는 사이에 죽었거나 실종된 사람이 240명, 낙동강유역과 강원도를 주로해서 물난리 피해도 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5일치 보도).

문명의 이기들은 장남감만도 못한 쓰레기가 돼버렸고, 경제적 성공의 상징으로 우리의 자부심을 지탱해줬던 도로와 철도와 거대한 둑과 공장과 도시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과거 우리는 천둥·번개만 쳐도 `하늘의 노여움’을 두려워하라고 했는데, 그동안 우리가 신주처럼 모셔온 물질적 부와 편안함과 사치가 와르르 무너진 이 재앙 앞에서 무엇을 생각해야 할 것인가

우리 모두 돈과 권력과 특권을 위해 양심을 팔아 먹는 신흥종교의 허수아비요, 사이비 성인군자가 아니었을까

무엇보다도 하늘은 `잘못된 정치’에 노한다고 했다. 과연 오늘의 정치에는 법과 정의와 양심이 존재하는가 지금 우리가 생각해야 할 최종적인 문제가 그것이다.

임기 말의 김대중 정부가 사실상 선거관리내각으로 주저앉은 지금 이 나라를 쥐고 흔드는 가장 강력한 권력집단은 원내 다수당인 한나라당이다.

영국의 의회는 “여자를 남자로 만들고, 남자를 여자로 만드는 것 외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한국 땅의 한나라당도 원내 다수당일 뿐 아니라, 검찰과 언론에까지 힘을 과시하는 권력집단이다.

한나라당 의원 10명이 검찰총장을 찾아가 이회창 후보 아들 정현씨의 병역비리의혹사건 배당을 대검 중수부로 하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법무부장관 해임을 벼르고 있다.

심지어 방송 4사에 대해 `병역비리의혹’ 앞에 `이회창 후보 아들’이라는 말을 붙이지 말라고도 했다.

이 나라에서는 아버지를 가리켜서 집안의 어른이라 해서 `가장’이라고 부른다. 아들의 병역문제는 아버지가 책임지는 게 우리의 상식이다. `비리의혹’이 있다면 그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회창 후보에게는 `예외의 특권’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터무니없는 요구는 아마도 병역비리의혹 수사가 정치공작이요 `기획수사’라는 한나라당의 주장과 관련되는 것 같다.

어느 나라에서나 강력한 저항이 예상되는 사건수사에는 치밀한 기술적인 수사기획이 앞서는 게 당연하다.

문제의 핵심은 정연씨의 병역면제 과정이 정말 비리가 없었는가,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그 핵심을 덮어버리고, 언론매체에 대해 `이회창 후보 아들’이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했다. 그렇다면 정연씨는 누구의 아들이란 말인가

물난리 피해는 그것이 아무리 엄청나다 해도 우리의 강력한 의지로 극복될 것이다. 그러나 정치가 정의와 양식을 저버리고 `무소불위의 오만’에 빠진다면 하늘이 노할 것이다. 그것이 역사에서 얻는 우리의 교훈이다.

정경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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