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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2.06.02(일)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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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쪽-귀족-언론/ 정경희


‘백수의 왕’이라는 사자가 크게 소리지르는 것을 불경에서는 ‘사자후’라고 말한다.

부처는 이르기를 “모든 짐승들이 사자후하는 소리를 들으면 물에 사는 짐승들은 물속으로 깊이 들어가고, 뭍의 짐승들은 굴속에 숨고, 날아다니는 놈들은 떨어지고, 향기 풍기는 큰 코끼리들은 겁에 질려 똥을 싸느니라”고 했다(〈열반경〉 권27·사자후보살품 제11의 1).

부처는 또 “내가 늘 이 대중 속에서 사자후하는 것이니, 너희들도 대중 속에서 사자후할 것이니라”고 일렀다(〈열반경〉 권39·교진여품 제13의 1).

이처럼 ‘사자후’란 진실과 옳은 것을 천하에 알리기 위해 외치는 것을 뜻한다. 히틀러나 무솔리니가 군중을 모아놓고 외친 것까지 ‘사자후’라고 하지는 않는다.

대통령선거에 지방자치선거가 겹친 이 나라는 날만 새면 정치인·정치꾼들이 쏟아내는 연설을 들어야 하는 정치판이 됐다.

‘미사여구’와 귀청을 때리는 구호의 홍수 속에서 어느 쪽의 무엇이 진짜 사자후인가? 유권자들은 정신을 바짝 차려 판단해야 할 것이다.

5년 전인 1997년 대통령선거 때 언론은 김영삼 대통령이 낙하산에 태워 내려보낸 이회창 후보에게 날이면 날마다 훈장을 갖다 바쳤다. ‘대쪽’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찬사다.

유권자들은 왜 그가 ‘대쪽’인지 알지 못하는 판에 이회창 후보는 ‘대쪽’이라는 이미지를 만끽했다. 전두환 정권에 의해 임명된 대법관이었던 그가 과연 강직한 사법관료였기 때문에 대쪽인지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

5년이 지난 이제 언론은 이회창 후보에게 대쪽 대신 ‘귀족’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애초에 ‘귀족’이라는 말은 이회창 후보를 ‘국민과 가까운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로 꾸미기 위해 “귀족티를 벗어야 한다”는 맥락에서 한나라당이 만든 것이었다. 그러나 상놈은 없고, 만인이 양반자손 행세를 하는 중세적 신분의식이 강한 나라가 이 나라다.

‘귀족’이라는 말은 청산의 대상이 아니라 또 하나의 검증되지 않은 훈장, 곧 그가 양반의 자손이라는 이미지가 될 수도 있다.

이회창 후보 자신도 말했다. “김대중 정권 4년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입만 열만 욕지거리와 악밖에 남지 않는 천민정치”라고. 천민정치를 누가 했다는 건지 이 후보의 말만으로는 알아듣기 어렵다.

그러나 국회를 뛰쳐나가 장외집회를 열고, 앞뒤가 맞지 않는 막가파식 욕설을 퍼부어 온 것은 이회창씨의 한나라당이었다. ‘천민정치’를 해온 집단이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한나라당 자신이다.

이회창 후보에게 ‘귀족’이라는 말은 긍정적인 뜻에서건 부정적인 뜻에서건 어울리지 않는다. 귀족티와 거드름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언론은 검찰이 기소한 액수만 166억7천만원에 이르는, 국세청 모금이 아직도 미결로 남아 있는데, 어떻게 ‘법과 원칙’을 세우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 수 있는지 물어야 했다.

해산을 불과 며칠 앞둔 며느리가 하와이로 건너가 아이를 낳았는데 “원정 출산이 아니었다”는 변명을 누가 믿겠느냐고 물어야 했다.

국세청을 ‘사유화’해서 선거자금을 갈퀴질한 반세기 정치사상 초유의 파렴치한 권력형 비리에다, 천문학적인 액수의 언론사 탈세를 ‘언론자유’의 미명 아래 비호했는데 언제 또다시 국민의 혈세가 도둑맞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느냐고 물어야 했다.

또 그보다 더 ‘부패한 정치’가 있는지 물어야 했다.

100평짜리 빌라 3개층을 쓰다가 갑자기 점퍼차림으로 시장바닥을 누빈다고 ‘서민의 대통령’이 될 수 있는지 물어야 했다.

과점 신문들이 주도하는 이 나라의 언론은 이런 의문에 눈을 감고 있다. ‘공명선거’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정경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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