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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7.01(금) 18:42

미군트럭 압사사건 한국법정서 가리자


만약 이대로 사건 의혹에 대한 규명 없이 수사를 대충 마무리 짓고, 두 여중생 압사사건과 같이 공무 중 사건이라는 이유로 미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진행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낫 길티!”

“낫 길티!”

2002년 11월 두 어린 여중생을 죽게 한 미군 두 명에 대한 미군 군사재판에서 내려진 판결이다. “무죄!” 두 어린 생명이 죽었지만 그 누구도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미군의 공무 중 벌어진 사건이라는 단 하나 이유만으로 모두 면죄부를 받았다.

지난 6월10일 동두천에서 일어난 김명자씨 미군트럭 압사사건도 두 여중생 압사사건처럼 미군이 의도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 쪽은 한미연합사령관, 미2사단장은 물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서 사과를 표명하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사건의 진상은 은폐와 축소로 일관하였다. 여중생 압사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앵무새처럼 미군 운전자는 무조건 피해자를 “보지 못했다”, 선탑자의 경고에도 차량소음과 헬멧을 쓰고 있어 “듣지 못했다”, 처음 차량 앞바퀴로 피해자를 밟고 지나갈 때에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으로 자신의 과실을 전면 부인하였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 대해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국 경찰은 무슨 연유인지 미군 관련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없이 그대로 미군 운전자의 진술을 인정하여 사건 수사를 마무리 짓고, 6월24일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고 말았다. 만약 이대로 사건 의혹에 대한 규명 없이 수사를 대충 마무리 짓고, 두 여중생 압사사건과 같이 공무 중 사건이라는 이유로 미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진행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낫 길티!”

미군 운전자는 무죄 평결을 받고 유유히 한국을 떠날 것이다. 그 순간 이 땅에는 미군의 공무 중에 발생한 범죄는 무조건 무죄이며 사람을 죽게 하여도 발뺌만 하면 무죄라는 관습법 아닌 관습법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더는 이 땅에서 합법적인 미군의 살인행위가 인정되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여중생 압사사건의 선례를 남기지 않도록 이번만큼은 한국 법정에서 책임자들을 세워내고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진상을 규명해 내고 그에 따라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 법무부는 신속하게 소파상 미국 쪽이 가지고 있는 1차적 재판권의 포기 요청을 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도록 모든 정치·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난 5월 대법원 판결로 공개된 두 여중생 압사사건의 수사기록을 분석한 결과, 주한미군 당국의 거짓과 은폐 그리고 한국 검찰의 담합으로 사건의 진실이 조작되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런데 또다시 3년이 지난 지금 주한미군 당국과 한국 경찰은 고 김명자씨 미군트럭 압사사건을 제2의 여중생 압사사건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용납할 수 없다. 또다시 두 여중생처럼 김명자씨를 두 번 죽여서 보낼 수 없다.

아직은 늦지 않았다. 이번 미군트럭 압사사건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할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 그러나 많지는 않다. 소파상 주한미군 당국이 공무증명서를 제출한 날로부터 계산하여 21일 내에 1차적 재판권 포기 요청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법무부는 하루빨리 미군이 가지고 있는 1차 재판권의 포기 요청을 통해 사건 책임자들을 우리나라 법정에서 세워내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하고 그에 따라 책임자를 처벌해야 할 것이다.

강홍구/주한미군 대형트럭에 의한 압사사건 진상규명투쟁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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