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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6.20(월) 17:38

학생도 대학공동체의 한 주체다


예수회가 공동체를 통해 완성되는 인간을 육성하겠다는 교육이념을 가지고 있다면 학생들의 참여를 방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서강학보>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90%가 넘는 학생들이 참여를 원하고 있다.

서강대학교 이사회는 지난 3월말 <서강학보>와 학교 온라인 게시판을 통하여 총장직 대외개방을 최종적으로 결정한 사실을 발표하였다. 이미 입시부정과 성폭행사건 및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불법 강연 같은 일련의 사건들이 발생하던 시기로 사상 초유의 총장 도중 자진사퇴라는 위기상황을 겪고 있던 차였다. 실은 이러한 문제는 이미 1990년대 중반 이후 줄곧 제기되어온 예수회 재단의 폐쇄적인 소통문화와 독단적이며 행정편의만 우선하는 대학행정의 구조적인 원인에 기인한다는 것이 서강인들의 일반적인 생각임을 최근 학내의 여론조사는 말해주고 있다.

며칠 전 개인적으로는 존경하는 류장선 전 총장을 만나뵙게 되어 이번 일에 관하여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류 전 총장은 여전히 심히 우려하시면서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길 당부하고 교수협의회에 이용되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학생들은 법적으로 고용된 서강의 구성원이 아니기에 학생들의 총장직 참여 기회를 허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학생들이 교수들의 신뢰를 얻게 된다면 다음번 이후로는 총장직 참여 기회를 주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물론 류 전 총장의 의견이 이사회의 의견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예수회로 구성된 이사회의 생각에 근접한 것일 것이다.

서강대학교는 제1회 졸업생 2명의 상당히 작은 규모로 시작하여 현재 학부생 8000명에 이르는 큰 학교로 성장하였다. 우리나라 대학 역사에서도 지극히 드문 사례로서 사학 발전의 성공적인 모범상이다. 그러나 현실은 서강대에서 더 이상 예수회만의 ‘민주 독재’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중대학’으로 성장함에 따라 예수회의 제한적인 대학운영 역량은 폐쇄적인 것으로 드러나게 되었고 이는 갖은 구실로 대학행정과 교직을 예수회원들로 교체하고 있는 사실로도 알 수 있다. 다만 이번 결정으로 우리가 발견한 것은 예수회도 이제 대학운영의 한계를 느끼고 있음을 스스로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 예수회가 공동체를 통해 완성되는 인간을 육성하겠다는 교육이념을 가지고 있다면 학생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나 소극적으로나 방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서강학보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약 90%가 넘는 압도적인 수의 학생이 학생들의 참여를 원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300여명의 학생이 학생들의 참여를 요구하는 집회를 연 적도 있다. 민주적인 요구에 찬성하는가 문제를 떠나 중요한 것이 바로 대학교육의 본질에 관한 것이다. 서강대의 교육이념이 가톨릭에서 말하는 공동체와 사회를 위한 인간 육성이라면 이러한 주체적인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묵살하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옳지 않고 자기모순에 불과할 것이다.

이사회를 구성하는 예수회 신부들 대다수와 선배들의 도덕성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서강대의 문제들은 대체로 교수 직책상의 문제로 나타났으며 한편으로 이것이 폐쇄적이고 문제적인 대학행정과 중첩되어 상승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이유로 오히려 예수회만의 눈으로 바라보기보다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감시가 요구되는 것이다.

서강의 역사에서 예수회와 교수단체를 감시하고 서강을 올바른 곳으로 이끌고자 노력해 온 주체 가운데 가장 정직하고 성실한 부문으로서 학생들이 한켠에 서 있었던 것이다. 서강을 사랑하는 마음에는 학생들 역시 마찬가지로, 아니 그보다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서강 학우들은 인생에서 정말 다시 오지 않을 아름다운 시기인 청춘의 대학시절 소외되지 않은 하나의 대접받는 주체로서,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바로 서고 싶은 것일 뿐이다.

김인현/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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