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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2.01(수) 18:01

역사정의가 서야 사회정의가 선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한테 4년 동안 지배받고서 역사 청산을 한 프랑스와 일본 제국주의에 36년 동안 식민지로 지배받고서도 역사를 청산하지 않은 우리를 비교해 보자.

영국에 망명했던 프랑스 임시정부는 “애국자는 상을 받고 반역자는 벌을 받아야 사회정의가 서게 된다”는 드골 장군의 신념에 따라 나치에 협력한 민족 반역자들에 대한 역사 청산을 철저히 했다. 사형된 악질적인 나치 협력자는 1만2천명이고, 종신형에 처한 고위 나치 협력자는 3천명이며, 징역형에 처한 적극적인 나치 협력자는 1만명이나 된다. 특히 언론에 대한 처벌은 더욱 엄격하여 독일 점령기간 중 15일 이상 발행한 신문은 직접이든 간접이든 모두 나치에 협력한 것으로 간주해 폐간시켰으며, 신문사 재산은 모두 국고로 몰수해 버렸다. 이렇게 프랑스는 역사 청산을 철저히 해서 역사정의를 바로 세운 결과, 사회정의가 제대로 세워져서 오늘날 정의가 살아 숨쉬는 문화국가로 발전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프랑스와 반대의 길로 달려 왔다. 1948년 9월10일 반민족행위 처벌법이 국회에서 제정되자 이승만 대통령이 반대하고, 친일파들은 ‘반공구국 총궐기대회’를 열어 반민법은 민족을 분열시키는 법이며 이런 법이 만들어진 것은 국회 안에 있는 공산당 프락치들이 음모한 것이라고 공격을 퍼부었다. 오늘날 한나라당을 비롯한 수구세력이 친일 진상 규명 등 과거사 청산과 보안법 폐지 등에 대하여 국민을 분열시킨다며 색깔론을 들먹이는 것은 56년 전 친일파들의 궤변 주장과 왜 그렇게 똑같을까?

프랑스는 역사청산을 철저히 해서 역사정의를 바로 세운 결과, 사회정의가 바로 세워져서 정의가 살아 숨쉬는 문화국가로 발전했다. 늦었지만 친일 진상규명 등 과거사 청산과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하자는 것은 역사정의와 사회정의를 세우자는 것이다.

반민족행위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되자 친일경찰 출신으로 수도경찰청 간부들이었던 자들이 테러리스트 백태민을 사주해 반민특위 관련자 15명을 암살하려는 음모를 꾀했다가 백태민의 자수로 사전 발각되어 구속되었지만 얼마 뒤 모두 석방되었다. 그리고 고등계 형사로 애국지사들을 체포해 잔인하게 고문을 하던 노덕술을 구속하자 이 대통령은 석방을 요구했다.

또한 반민법에 대해 적극적이었던 소장파 국회의원 두 명이 남조선 노동당과 접촉했다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고,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49년 6월6일 새벽 무장경찰이 반민특위 사무실을 습격하여 반민특위 직원과 특별경찰들을 모두 체포하더니, 6월21일 국회 프락치사건 2차 검거로 소장파 핵심 국회의원들이 구속되고, 6월26일 김구 선생이 암살되는 공포 분위기 속에서 반민특위를 없애는 반민특위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으니 이로써 친일역사 청산의 길이 막히게 되었다.

이렇게 이 대통령이 친일파와 손잡고 친일역사 청산을 방해한 결과 친일파가 처벌받지 않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등 친일언론들도 폐간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승승장구 부귀를 누려 왔다. 그와 반대로 독립운동가들은 가난 속에서 살다 보니 자식 교육도 제대로 시키지 못해 성공시키지 못했다.

친일신문을 비롯한 수구세력은 군사독재를 찬양하거나 기생하더니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을 계속 헐뜯고 선동하고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

이게 바로 친일역사 청산을 하지 않은 결과 역사정의가 세워지지 않아 사회정의가 시들어 버린 증거라고 하겠다. 따라서 늦었지만 친일진상 규명 등 과거사 청산과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하자는 것은 역사정의와 사회정의를 세우자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을 비롯한 수구세력은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참으로 불쌍하고 불쌍한 나라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마자 프랑스는 역사정의와 사회정의에 대한 신념이 강한 훌륭한 지도자를 만나 역사청산을 철저히 했는데, 우리는 역사청산을 방해만 하는 지도자를 만나 60년을 허송세월했으니 누구를 탓하랴! 국민의 수준이 정치인의 수준이고 또 정치 수준이라고 했으니 국민들 모두 자기 탓이나 해야겠다.

국민들이 똑똑해야 인격이 훌륭한 지도자가 나온다는 것을 이제 알 수 있을까? 누가 온갖 궤변과 선동선전을 하여 국민 여론이 악화되고 지역갈등이 고착화되어 정치와 사회가 혼탁한 것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김만식/평화통일시민연대 회원, 서울 노원구 상계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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