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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1.21(일) 21:04

‘비문학적 문장’이라는 분류법?


어느 교사의 질문이다. “문학 문장과 비문학 문장으로 나누는 분류법이 옳습니까?” 대학에서 문장론 강의 제대로 못 받고 졸업한 교사들이, 문장론적 지도에 헷갈리고 있음을 한마디로 나타내는 물음이다.

〈고교 국어〉의 3분의 1이 소설로 채워졌다. 생활국어·실용국어는 저만큼으로 밀려나고, 예술문 지상주의의 교육방침을 웅변한다. ‘문학 교과서’가 있는데 어째서 소설이 30%나 차지할까?

“아직도 문학 지망생 양성소인 학교”라는 비아냥이 그래서 나온다. 국어공부가 문학자(소설가·시인·극작가)를 위한 훈련이 되었기에, “문학적 문장이 첫째 순위이고 나머지는 몰몰아 째마리인 비문학적 문장”으로 치부한다는 속내다.

‘국어’와 ‘문학’은 다르다. 문학이 국어의 울어리로 들어갈 수는 있으나, 국어가 문학의 울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여기서 말하는 국어는 ‘일반 시민의 생활에 쓰임새스러운 언어’를 가리킨다. 문학은 특수 문장론의 한 영역이다. ‘소설 문장론’ ‘수필 문장론’ ‘칼럼 문장론’ ‘기사 문장론’ ‘법률 문장론’ 등 특수한 형태·내용·기능을 가진 것들이다.

소설이 교과서의 30%의 지면을 차지했다는 것은, 비율을 애시당초 잘못 잡았다는 얘기요, 국어의 두 기능인 ‘독해’와 ‘표현’을 균형지게 헤아리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고교 국어가 목표도, 계획도 허술했다는 것은 그래서 하는 말이다. 교과과정의 정신과, 실체 교과목과의 불일치, 문장론적 조명이나 문장 창조면에서의 생각깊이기엔 많은 문제점을 드러낸다. 〈바른말 좋은글〉의 노른자위 과목에서는 학생들의 문장암을 캐내지 못한 채 지나쳤고, 한 편의 문장을 대판 손질하는 큰고침질 한 보기가 없음은 너무나 허전했다.

이땅에 문장론 부재임을 드러낸다. 문장 분류 하나 제대로 못해서, 알맞은 이름붙이기를 못해 학생들에게 보람스레 지도를 못하는 일이 있어서야, 입시의 회오리로 우두망찰하는 복닥판에, 문장론의 된침인들 무슨 소용이랴만, 고교 시절이 국어교육의 마지막임을 생각하여 몇 자 적어 본다.

문장의 갈래를 셋으로 아퀴지어 보라. ‘예술문’ ‘정보문’ ‘업무문’으로. 시·소설·희곡·시나리오·수필·서정문은 예술문으로, 편지·보도·논설·설명·칼럼·기록·보고는 정보문으로, 상업문·선전문·공용문·법제문·의식문은 업무문으로.

문장 분류는 세 볼모에서 가름이 예사다. 형태상, 내용상, 기능상(목적상). 이에 터하여 쪼크린 게 위의 세 가름이다. 그러나 문제는 있다. 요약문이다. 이는 특수한 손바람이 요구되는 깜냥이다. 교과서에서도 일부러 외면한 듯하나 그럴 필요 없지 싶다. ‘틀줄이기’ ‘뽑아줄이기’ ‘지어줄이기’ 셋으로 잡아 해 보라. 교육의 효과가 팔팔결일 게다.

틀줄이기는 축소형 요약으로서 다이제스트가 제격이고, 뽑아줄이기는 중점형 요약으로서 서머리가 걸맞고, 지어줄이기는 패러프레이즈의 뒤침이라 여기면 된다.

교과서에 있는 “요약하라”는 학습사항은 과녁 없는 헛총질을 지시하는 거다. 사진찍기식으로 줄이라든지(틀줄이기), 요지뽑기식으로 줄이라든지(뽑아줄이기) 자신의 말로 줄여 표현하라(지어줄이기)고 명토박아 지시해야 할 일이다.

영국에서는 중학교에만 들어가면 줄임글 씌우기에 닦달질이다. 그 줄임질에서 얼개짜기(구성 배열)도, 말부림새(수사법)도, 글두름손(표현술)도, 문법도 익힌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말로만 떠벌리는 ‘국제화’다. 맵시로운 통신문 하나 제대로 쓰는 학생이 몇이나 되며, 깔끔한 신문투고문 하나 단시간에 쓰는 학생이 몇이나 될까? 요약문 과목 하나 없는 초·중·고 교과서들 …. 방학동안의 교사연수회에 문장술 강의 넣으라. 자격증 강습에 학생들 글고치기의 실제를 익히는 강의 넣으라. 국어교육의 두 상기둥인 ‘독해’와 ‘표현’, 더 중요한 표현은 사회생활의 운전면허증이다.

“글쓰기 지도 못하는 교사 물러나라”는 파도가 저만큼에서 밀물져 온다. 늦기 전에 서두르자. 나무는 커서는 못 구부리지 않는가!

장하늘/문장연구소 대표

◇ 〈알림〉 매주 월요일치 ‘왜냐면’ 지면에 싣던 남궁산 화백의 판화작품을 이번 주부터 목요일치 지면으로 옮겨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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