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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1.17(수) 20:57

국방상임위 소속 국회의원님들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불교의 불살생 계율에 따라 집총 거부를 하고 현재 성동구치소에 수감중인 오태양의 동생 오윤이라고 합니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 이웃들이 살아가는 모양과 크게 다를 것 없이 지내오던 중, 오빠의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해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끼어들게 된 지도 벌써 3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눈물을 지켜봐야 하는 형제로서는 목이 메어 찢어지는 듯한 아픔입니다만, 동시대인으로서는 오빠의 신념에 따른 결정을 아름답게 여기며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이번 병역법 개정안에 대해 상임위원회에서 긍정적인 결정이 내려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글을 써내려 갑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 허용을 뼈대로 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어 있다. 이들을 범죄자가 아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살아갈 제도를 마련해 주기 바란다. 이 제도는 국가와 사회와 개인 모두에게 공익적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2001년 12월, 오빠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의사를 밝혀왔을 때 무척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우리는 그를 지지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 입학 이후부터 병역거부를 결심하기까지 7년여 동안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는 동포를 위해 북녘동포 돕기를 하던 그에게 분단된 조국의 현실이 주는 비극은 우리가 텔레비전을 통해 보는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아닌 생생한 고통의 체험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 이미 그에게 북한 동포들은 저와 같이 피를 나눈 형제와 다름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오빠에게 군 입대를 통해 유사시엔 그들을 향해 총을 겨눠야 한다는 것은, 또는 그 대상이 누구든지 사람을 해치는 기술을 습득한다는 것은 그가 이제까지 지켜왔던 생각과 행동, 그리고 불자로서의 삶을 살고자 하는 삶의 당위성마저 잃게 하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국방의 의무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님을 이제는 많은 국민들이 알고 있는 듯합니다. 평화적 신념에 따라 집총훈련만을 거부하는 것이며 사회봉사를 통해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철책에서 귀한 청춘의 시간 동안 목숨을 바쳐 총을 들고 나라를 지킬 때, 우리 사회의 소외된 곳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이들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안보는 안팎으로 굳건해지리라 믿습니다.

현재 저희 오빠뿐만이 아닌 약 700여명에 달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 허용을 뼈대로 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17대 국회에 상정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위해서는 국방위원회에서 통과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상임위원회에 간절히 요청드립니다. 이들을 범죄자가 아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살아갈 제도를 마련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형평성의 문제는 사회로부터의 격리가 아닌 제도 안에서 조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미 15년 전에 유엔인권위는 제59호 결의를 통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이 세계인권선언과 자유권 규약으로부터 도출되는 권리라는 점을 천명하였음을 상기하여 주십시오. 이제 우리 정부는, 우리 국민은, 이 시대는,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여 줄 수 있을 만큼 성숙하였음을 보여주십시오. 그들은 결코 법의 반대편에 서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한민국 법의 보호 아래서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대체복무제도는 국가와 사회와 개인 모두에게 공익적 효과를 가져다줄 것임을 확신합니다.

한 차례 비가 온 뒤 본격적인 겨울로 들어섰습니다.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이처럼 마음 시린 겨울이 없었던 듯합니다. 오빠는 저에게 책을 선물해 줄 때면 늘 앞장에 ‘아름다움이 사무치면 마음에 꽃이 핀다’는 구절을 적어주곤 하였습니다. 시린 겨울, 모두의 마음에 꽃이 피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오윤/양심적 병역거부자 오태양씨의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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