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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01.08(목) 19:43

총선 관련 정채개혁 보도 자사 기획에만 몰두


운동진영 대응 소홀히 다뤄

새해에도 ‘정치개혁’이 화두다. 특히 총선을 통한 정치판 ‘물갈이’가 정치개혁의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겨레>도 2004년을 ‘정치개혁’으로 열었다. 1월1일 새해특집호에서 한겨레는 거의 아홉 면에 이르는 지면을 할애해 정치개혁 기사를 실었다. ‘정치를 바꾸자 세상을 바꾸자’라는 캠페인 성격의 기획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한겨레는 참여연대와 함께 시민감시단을 꾸려 ‘돈 선거’를 감시하고, 총선 특별취재단을 구성해 ‘중계방송’ 수준을 뛰어넘는 선거보도를 하겠으며, 외부인사로 총선자문단을 구성해 총선보도의 객관성을 유지하는 한편 각종 매체들의 선거보도를 감시·비판하겠다고 한다.

‘돈선거’를 앞장서 감시하고 총선보도의 틀을 바꿔보겠다는 한겨레의 시도는 반가운 일이다. 그럼에도 새해특집호부터 이어지는 한겨레의 정치개혁 기사들은 허전한 구석이 있다. 무엇보다 한겨레가 자사의 ‘총선 대응’에 몰두해 사회운동 진영의 다양한 ‘총선 전술’에는 무관심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1일 한겨레는 국민의 정치개혁 열망을 강조한 여론조사 분석, 외국의 ‘모범적’ 국회의원과 그 나라의 선거 제도, 자사가 선정한 ‘한국의 미래를 열어갈’ 정치인 11명을 크게 다뤘다. 이후에도 한겨레의 정치개혁 기획기사들은 국민의 정치개혁 열망을 강조하고, 외국의 정치개혁 사례를 소개하며, 자사의 선거감시 활동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3일 기사 “돈 냄새 사라지고 희망이 진동하길”(3면)은 스포츠스타와 인기 연예인 등이 다수 포함된 각계 인사들로부터 정치개혁의 ‘희망사항’을 듣는 수준이다. 5일 1면 머리기사 ‘선관위 발 한계 ‘시민눈’ 절실’은 선관위의 감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시민들의 선거 감시 참여를 강조하고, 참여연대의 시민감시단 운영 계획을 소개했다. 그리고 이 기사 바로 아래에는 한겨레와 참여연대가 추진하는 ‘시민감시단’ 모집 공고가 나왔다. 6일 ‘검찰 개혁 ‘밑불’ 온 국민이 ‘풀무질’’(3면)과 7일 ‘유권자 비리심판 ‘선거혁명’’(3면)기사는 각각 이탈리아의 마니풀리테와 일본의 93년 ‘선거혁명’을 소개하는 것이다. 물론 위의 기사들이 그 자체로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문제는 여기에만 머물러 중요 사안들을 놓친 게 아니냐는 것이다.

2000년 시민사회단체들의 ‘낙천낙선운동’은 몇 가지 논란거리를 남겼지만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번 총선에 대해서도 시민사회 내 다양한 사회운동 세력들은 어떤 방법으로 정치개혁을 이룰 수 있을지 고심해왔다. 지난 낙천낙선운동처럼 다수의 단체들이 특정한 목표와 운동방식에 합의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낙천낙선운동에서부터 적극적인 당선운동, 낙선운동과 당선운동의 절충, 직접 후보를 내어 제도정치권 진입을 시도하는 ‘정치세력화’ 움직임까지 다양한 ‘총선전술’이 준비되고 있으며, 이를 둘러싼 논란도 존재한다.

그런데 한겨레는 이러한 사회운동진영의 총선 대응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당선운동을 선언한 ‘총선 물갈이연대’에 대해서도 5일과 6일 각각 짧은 기사 한 건씩을 싣는데 그쳤다. 기사 내용도 ‘물갈이연대’에 대한 정치권의 반발과 ‘당선운동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다른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는 수준이었다. 몇몇 신문이 ‘당선운동’을 1면 머리기사로 싣는 등 비중있게 다룬 것과 대조적이다.

한겨레가 직접 나선 ‘돈선거’ 감시는 분명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시민사회 내에는 ‘중립적인’ 불법선거감시운동 외에도 다양한 총선 전술이 존재한다. 한겨레가 여기에도 관심을 갖고 보도해주기 바란다.

김유진/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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