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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희망찾기 등록 2002.03.11(월) 18:17

'노점 토스트향' 없애지 마세요/ 채정우

“뜨끈뜨끈한 토스트가 천원!”

아침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이 소리는 출근 시간 지하철 틈에 찌든 사람들의 아침을 깨워주는 역 주변 노점상들의 외침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나의 아침을 챙겨준 것도 바로 이 든든한 토스트였다. 그런데 이제 이들을 만나기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서울시에서 월드컵을 맞이하여 노점상들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하니 말이다. 젊은 언니의 상큼한 미소가 담긴 토스트를 못 먹게 될 수 있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보단 당장 생계가 힘들어질 그들이 걱정이다. 월드컵이라는 행사를 위해 사람들의 생계수단까지도 없애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처사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서울 우림시장의 경우, 공무원들과 시장 사람들의 노력으로 오래된 인심 위에 현대적인 시설까지 덧붙여진 새로운 모습의 재래시장이 열렸다. 물론, 노점상의 경우는 다를 수 있겠지만 유럽의 벼룩시장이나 외국의 이름 모를 음식들에 대해 우리가 품는 동경은 그것들을 무조건 없애기보단 우림시장처럼 있는 것을 다시 새롭게 만들어내고자 했던 그 나라만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당장 월드컵이 코앞에 닥친 것은 사실이지만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한국 내에서 오랫동안 뿌리를 두는 것들을 무조건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는 노력들이야말로 지구라는 공간에서 함께 살아갈 세계인을 만나는 축제인 월드컵에서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한국인의 삶의 방식일 것이다.

당국자들의 현명한 처사를 기대해보며 매일 아침 토스트향 나는 아침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래본다.

채정우samwa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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