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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무원의 “행복한 하루 되세요”/ 문재승


<한겨레>에서 `희망찾기' 글들을 읽으며 지난 2년 동안의 일상이 떠올랐다. 지난해 여름 군 입대를 하면서 과거의 일상이 되어버렸지만, 난 오늘도 서울 지하철 회기역에는 따뜻한 희망이 피어오르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다.

나는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회기역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회기역을 오고가는 이들에게는 매일 기분 좋은 사건들이 벌어졌다. 표를 살 때 혹은 개찰구를 지나칠 때 만나는 한 이름 모를 역무원이 우리를 미소짓게 하는 그 사건의 주인공이다.

나는 주로 사람들이 출퇴근하는 아침이나 저녁 시간에 매표소에서 그를 볼 수 있었다. 싱글벙글 웃는 것은 그의 기본 표정이다. 무표정한 얼굴로 동전을 쥐고 다가가는 승객들에게 그는 손을 흔들며 맞는다. 마치 반가운 친구라도 맞이하듯. 목적지의 표를 주면서 그의 입에선 그만이 할 수 있는 특유의 말이 흘러 나온다. “아름다운 하루 되세요.” “아름다운 밤 되세요.”

때로 그는 개찰구 옆에 서서 회기역을 통해 나가는 이들을 맞이한다. 그가 서 있는 본디 목적은 표를 잘못 끊은 승객들에게 돈을 더 받고 내보내 주기 위함이지만 그는 이를 넘어서 부산스럽다. 우선 표를 끊고 나가는 수많은 승객들에게 손을 흔든다. 그리고 그들의 표를 받아 개찰구에 넣어준다. 무거운 짐이라도 든 이들을 볼라치면 허겁지겁 뛰어가서 안전하게 개찰구를 통과시킴은 물론이다. 그리고 그는 또 말한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형용사는 수시로 바뀐다. 사실 우리를 미소짓게 하는 그 핵심은 형용사에 숨어 있다. 아름다운, 행복한, 별 빛 가득한, 사랑스런 등등. 어쩌면 이 말들은 우리가 진정으로 느끼고 싶은 말들이면서도 생경한 말들이기에 그가 말하는 표현들에 미소짓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일상은 무의미하고 그저 목표에 희생되는 무덤덤함으로 다가올지도 모르지만, 역무원 아저씨의 표정과 말에는 우리에게 행복이란 무얼까, 또 오늘 하루는 내게 행복한 시간들이었나를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거울이 되곤 했다. 그 때의 값진 경험 덕분에 나는 요즘도 내일의 아름답고 행복한 하루를 설계하고 있다.

문재승lamps80@hanmail.net


[알림]한겨레 희망찾기 캠페인 “함께 나눌 희망을 찾습니다”
“희망이 없다.” 많은 사람들의 탄식입니다. 어떤 이는 떠나겠다고 합니다. 이제는 신문 보기조차 짜증난다고 합니다.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소식들만 가득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겨레>는 어딘가에 희망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희망을 일구는 작은 노력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독자 여러분과 그 희망을 찾아나서기로 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십시오. 어딘가에 우리를 미소짓게 하고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희망의 기운을 북돋우는 사람들과 이야기가 있을 것입니다. 그 희망을 서로 나눕시다. 작은 희망들을 모아서 세상을 바꾸는 큰 힘으로 만들어 갑시다.

독자 여러분 주위의 작은 `희망'들을 200자 원고지 4장에 담아 보내주십시오. 채택된 글에 대해서는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희망'은 11월부터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보내실 곳 : 전자우편 opinion@hani.co.kr 팩스 02-710-0310
주소 서울 마포구 공덕동 116-25 <한겨레> 여론매체부 희망찾기 담당자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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