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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껌할머니 힘내세요”/ 박재준


서울 신촌에 아담한 한 술집이 있다. 여기는 술값도 부담이 없지만 푸짐한 안주 덕분에 호주머니 가벼운 사람도 많이 찾을 수 있는 그런 집이다. 좋은 음악이 나오면 같이 노래도 부를 수 있고, 음악을 신청하면 성의 있게 음반을 찾아서 틀어주는 그런 정이 있는 곳이라서 많이 찾는다. 또한 거기 가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어떤 할머니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껌이나 초콜릿을 갖고 와서 거의 강매하는 분들이 하루에도 여섯 분이 넘게 올 정도이지만, 주인 인심이 사납지는 않은 것 같다.

3년 전의 어느 날 만난 그 할머니도 그런 분이다. 처음 뵈었을 때, “하나 사! 그래야 장가 잘 간다. 아들아!” 하시면서 너무 당당하게 물건을 사라는 모습에 황당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 웃기는 분이네. 안사요!” 그러면서도 마음속에는 싫은 것보다는 안쓰럽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 할머니는 인상 쓰지 않고 웃으면서 딴 자리로 가신다.

그 집이 단골이기에 갈 때마다 그 할머니를 보고 실랑이를 벌이는 게 자연스럽게 될 무렵, 이제는 껌만 사는 게 아니라 먹던 안주도 집어 드릴 정도가 되었고, 할머니는 가끔 손을 잡고 손금을 봐준신다. 비록 300원짜리 껌 한통에 1천원을 드리지만 구걸하는 것이 아닌 정을 나누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할머니는 매일 아침에 나올 때 기도를 한다고 하셨다. 어제 내가 만났던 젊은 사람들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달라고. 그리고 같은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해달라고.

그 할머니를 뵐 때마다 1천원을 거의 무의식적으로 드린다. 하지만 그건 어떤 도움이 아니라 내가 드릴 수 있는 편에 있다는 것을 감사하는 의미이며, 또한 언제나 당당하게 살아가시는 할머니가 살아갈 날들에 대한 조그마한 걱정의 의미이기도 하다.

날씨가 차가우면 신경통이 도진다고 하신다. 그러면 다니시는 것도 힘에 부친다고 하시는데, 이 추운 겨울을 어떻게 나실지 걱정이 된다. 오늘도 그 할머니를 뵈러 그 술집에 가야겠다. 그리고 할머니께 마음속으로 인사를 드린다.

“할머니 오늘도 힘 내세요.”

박재준/서울 서대문구 홍은3동


[알림]한겨레 희망찾기 캠페인 “함께 나눌 희망을 찾습니다”
“희망이 없다.” 많은 사람들의 탄식입니다. 어떤 이는 떠나겠다고 합니다. 이제는 신문 보기조차 짜증난다고 합니다.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소식들만 가득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겨레>는 어딘가에 희망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희망을 일구는 작은 노력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독자 여러분과 그 희망을 찾아나서기로 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십시오. 어딘가에 우리를 미소짓게 하고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희망의 기운을 북돋우는 사람들과 이야기가 있을 것입니다. 그 희망을 서로 나눕시다. 작은 희망들을 모아서 세상을 바꾸는 큰 힘으로 만들어 갑시다.

독자 여러분 주위의 작은 `희망'들을 200자 원고지 4장에 담아 보내주십시오. 채택된 글에 대해서는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희망'은 11월부터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보내실 곳 : 전자우편 opinion@hani.co.kr 팩스 02-710-0310
주소 서울 마포구 공덕동 116-25 <한겨레> 여론매체부 희망찾기 담당자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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