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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의 농사꾼 김인환형/ 김수종


7~8년 전 제대하고 12월 초 귀향했을 때의 일이다. 그해 여름은 30도를 넘는 날이 거의 없었다. 덕분에 나는 군에서 시원한 여름을 보냈지만, 귀향했을 때 시골의 분위기는 참으로 비참했다. 냉해피해를 본 것이다. 더위가 없는 농사는 대흉이었다. 고향의 특산물인 사과와 고추는 말할 것 없고, 벼농사마저 엄청난 피해를 본 상태였고, 12월 중순 수백명의 성난 농민들의 농민대회 열렸다.

며칠 농민대회를 준비하면서 같이 일하던 전북 장수의 김인환 형은 말없이 나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 주었다. 그의 거친 손바닥이 나에게 악수를 청할 때 난 나의 고운 손을 내어 놓을 수가 없었고, 조카뻘도 안 되는 나에게 늘 공대를 할 때면 그의 착한 성품이 아름다워 보였고, 늘 감사의 기도를 잊지 않는 그의 행동을 보면서 감사함을 배웠다. 늙은 부모님과 아이 셋을 돌보며 농사를 짓고 있는 그는 홀아비이면서도 효자로,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충실한 아버지로 살고 있었고, 주일이면 늘 성당에 나가 기도를 드리는 착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올 농사는 어떠냐는 나의 질문에, 다 망쳐버렸지만 그래도 거둔 쌀은 고모네며 동생네에 조금씩 보내고 식구들 먹을거리를 제외하고 남는 것이 있다면 수매를 할 생각이라고 했다. 다 망쳐버린 사과, 고추, 배추는 어찌 해야 할지 자신도 모르겠다며, 흙은 너무나 정직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속이는 야속한 세상이라 농사를 짓는 것이 너무나 힘이 든다고 한숨을 내 쉬었다.

농민대회날 그렇게도 착한 그가 성난 몸으로 “냉해피해 보상하라. 농민도 사람답게 살아보자”를 외치며 자식같이 아끼는 사과며 배추를 던지며 돌진하여 경찰들과 몸싸움을 할 때에는 난 나의 나약함이 부끄럽기만 했다.

돌이켜 생각을 해보면 흙이 정직하다는 진리는 분명 지금도 변함이 없건만, 사람이 정직하지 못한 세상이라 우리들 삶에 희망이 없어진 것처럼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난 오늘 장수의 농사꾼 김인환 형을 생각하며 또다른 희망찾기를 한다. 흙이 정직하다고 언제나 믿고 사는 우리들의 형 김인환 형님이 편안히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는 그날까지 희망찾기를 멈추지 않으련다.

김수종회사원·daipapa@hanmail.net


[알림]한겨레 희망찾기 캠페인 “함께 나눌 희망을 찾습니다”
“희망이 없다.” 많은 사람들의 탄식입니다. 어떤 이는 떠나겠다고 합니다. 이제는 신문 보기조차 짜증난다고 합니다.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소식들만 가득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겨레>는 어딘가에 희망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희망을 일구는 작은 노력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독자 여러분과 그 희망을 찾아나서기로 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십시오. 어딘가에 우리를 미소짓게 하고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희망의 기운을 북돋우는 사람들과 이야기가 있을 것입니다. 그 희망을 서로 나눕시다. 작은 희망들을 모아서 세상을 바꾸는 큰 힘으로 만들어 갑시다.

독자 여러분 주위의 작은 `희망'들을 200자 원고지 4장에 담아 보내주십시오. 채택된 글에 대해서는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희망'은 11월부터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보내실 곳 : 전자우편 opinion@hani.co.kr 팩스 02-710-0310
주소 서울 마포구 공덕동 116-25 <한겨레> 여론매체부 희망찾기 담당자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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