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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근버스 기사 아저씨의 팝송/ 유승희


아침 7시50분. 우리 회사 통근 버스가 마지막 정거장을 지나는 시간이다. 통근버스가 지나는 마지막 정거장에서 버스를 타는 사람은 세 명이지만, 모두 시간에 맞춰 버스를 기다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꼭 한 명씩 버스가 출발하기 직전에 부랴부랴 신호등을 건너서 겨우 버스를 탄다. 그러나 언제나 따뜻한 미소로 기다려주시는 운전기사 아저씨가 계시기에 우리는 무사히 회사에 도착할 수 있다.

어느 토요일 오후 퇴근길에 기사 아저씨 바로 뒤에 앉은 적이 있다. 버스 출발 전 아저씨는 유명한 일화 `노란 손수건'에 대해 얘기를 해주셨다. 한참을 얘기하시던 아저씨는 갑자기 영어가 정성스레 적힌 노트를 꺼내시더니 `노란 손수건'을 영어로 읽으시는 게 아닌가! 발음도 꽤 유창하게. 내심 놀라 “아저씨 영어 잘 하시네요”하고 칭찬을 해드렸다. 흥이 나신 아저씨는 갑자기 노트를 보며 팝송을 부르기 시작하셨다.

그 뒤로도 나는 아침 통근버스에서 아저씨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영어를 웅얼거리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때마다 속으로 `쉰이 넘은 나이에 영어는 배워서 뭐 하시나' 하고 생각하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저씨가 왜 그토록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시는지 회사 동료로부터 듣게 되었다. 어느날 아저씨의 막내 아들이 성적표를 가져왔는데 성적이 뚝 떨어졌단다. 야단을 쳤더니 그 아들이 “아빠도 공부 안하면서 왜 나한테만 시키느냐”고 하더란다. 그래서 아저씨가 같이 학원에 다니자고 제안을 했고, 아버지의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아들도 자극을 받아 공부를 열심히 해서 그 다음 시험에서 전교 15등을 했다고 한다. 그 뒤로도 아저씨는 자식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영어를 공부한다고 했다. 늦은 나이에도 아들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시는 아저씨의 모습은 내 생각을 부끄럽게 했다.

얼마 전 돌연히 통근버스 아저씨가 바뀌었다. 그 기사아저씨는 더 나은 직장으로 일자리를 옮기셨다고 한다. 아저씨의 팝송 부르는 소리가 무척이나 그리워진다.

유승희shyu@amkor.co.kr

-------------------------------------- 주위의 작은 희망이 모여서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됩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200자 원고지 넉 장에 담아 보내주십시오.


[알림]한겨레 희망찾기 캠페인 “함께 나눌 희망을 찾습니다”
“희망이 없다.” 많은 사람들의 탄식입니다. 어떤 이는 떠나겠다고 합니다. 이제는 신문 보기조차 짜증난다고 합니다.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소식들만 가득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겨레>는 어딘가에 희망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희망을 일구는 작은 노력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독자 여러분과 그 희망을 찾아나서기로 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십시오. 어딘가에 우리를 미소짓게 하고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희망의 기운을 북돋우는 사람들과 이야기가 있을 것입니다. 그 희망을 서로 나눕시다. 작은 희망들을 모아서 세상을 바꾸는 큰 힘으로 만들어 갑시다.

독자 여러분 주위의 작은 `희망'들을 200자 원고지 4장에 담아 보내주십시오. 채택된 글에 대해서는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희망'은 11월부터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보내실 곳 : 전자우편 opinion@hani.co.kr 팩스 02-710-0310
주소 서울 마포구 공덕동 116-25 <한겨레> 여론매체부 희망찾기 담당자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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