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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절 올리고픈 택시 운전사/ 석민수


지난달 중순께 졸업과 관련된 중요한 강의가 있던 날이었다. 그런데 그만 아침에 늦잠을 자서 제시간에 도착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무작정 택시를 탔다. 목적지를 말하고 앉아 있으려니 가슴이 숯덩이처럼 타들어가는 듯했다. 내가 안절부절못하고 있자 기사 아저씨가 “왜 그러냐”고 물었다.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어이구, 빨리 가야지” 하면서 막히는 길을 피해서 지름길을 찾아 차를 몰았다.

얼마쯤 가다 지갑을 들여다보니, 차비가 충분하지 않았다. 내 소심한 성격과 내 무의식에 각인되어 있는 택시 운전기사들의 속성에 대한 편견은, 택시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야겠다는 쪽으로 나를 이끌었다. 돈이 없다는 걸 알면서 목적지까지 그냥 가자니 내 양심이 허락을 하지 않았고, 돈이 없다고 했을 때 받을 눈초리를 생각하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아저씨 죄송한데요, 여기서 그냥 내려주십시오”

“아니 왜? 늦었다며?”

“저 … 사실 돈이 여기까지밖에 안 됩니다. 내려서 버스로 타겠습니다”

그 순간 기사 아저씨는 펄쩍 뛰시며, “아니 이 사람아! 그깟 돈 몇 푼이 뭐 그리 중요한가? 어쩌면 학생 인생이 왔다갔다 하는데 …” 하시는 것이 아닌가?

난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고마움에 아저씨께 큰절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더 쑥스러워 말이 나오질 않았다. 그 덕에 학교 앞에 도착하니 5분이나 시간이 남아 있었다. 서울 연희동에서 상도동까지 택시요금은 1만2천원이 나왔다. 가진 돈의 전부인 7천원을 내밀며, “아저씨, 여기요. 이게 제가 가진 전부입니다” 했더니 “이게 전부면 점심식사는 어떻게 해?” 하시며 3천원을 돌려주고 날 보며 씩 웃으셨다.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그 마음 따뜻한 기사 아저씨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찡하다.

“정말 고맙습니다. 저도 아저씨처럼 사회에 봉사할게요, 건강하세요.” 다시 만나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석민수/서울 서대문구 연희1동

--------------------------------작은 희망이 모여서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됩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200자 원고지 넉 장에 담아 보내주십시오.


[알림]한겨레 희망찾기 캠페인 “함께 나눌 희망을 찾습니다”
“희망이 없다.” 많은 사람들의 탄식입니다. 어떤 이는 떠나겠다고 합니다. 이제는 신문 보기조차 짜증난다고 합니다.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소식들만 가득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겨레>는 어딘가에 희망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희망을 일구는 작은 노력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독자 여러분과 그 희망을 찾아나서기로 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십시오. 어딘가에 우리를 미소짓게 하고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희망의 기운을 북돋우는 사람들과 이야기가 있을 것입니다. 그 희망을 서로 나눕시다. 작은 희망들을 모아서 세상을 바꾸는 큰 힘으로 만들어 갑시다.

독자 여러분 주위의 작은 `희망'들을 200자 원고지 4장에 담아 보내주십시오. 채택된 글에 대해서는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희망'은 11월부터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보내실 곳 : 전자우편 opinion@hani.co.kr 팩스 02-710-0310
주소 서울 마포구 공덕동 116-25 <한겨레> 여론매체부 희망찾기 담당자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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