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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2.16(목) 16:27

자이툰 부대 방문 유감


지난 9일 아침에 배달된 신문은 어느 것 할 것 없이 모두 자이툰 부대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을 실었다. 환한 미소로 장병을 얼싸안는 대통령의 모습과 부대를 떠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의 사진이 특히 눈에 띄였다. 신문들은 대통령이 탄 비행기의 행로까지 자세히 그리면서 ‘동방계획’의 전말을 상세하게 전하는데 주력했고, 후속보도들 또한 대통령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평소 노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그의 사소한 말실수조차 심하게 꼬투리를 잡아오던 ‘조중동’ 또한 오랜만에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았다며 상찬을 늘어놓고 심지어 그 중 어떤 신문은 ‘우리 대통령’이라는 자못 ‘따뜻한’ 표현 마저 동원했다. 그리고 그런 신문들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평소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들조차 이번 일은 참 잘한 일이라고 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잘 기획된 미디어 정치가 한건 올린 셈인데, 그것을 보는 심정은 아주 씁쓸했다. 우선 기자들에 대해 불쾌한 감정이 들었다. 위험한 일을 무릅쓴 대통령의 행동의 진정성을 의심부터 하고 바라볼 일은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그것은 정치적 쇼였다. 국회의 파병동의안 처리가 임박한 시점에서 나온 그의 행동은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다. 사진기자들을 대동하고 가서 멋진 앵글의 사진을 찍은 전 과정이 연출 없이 가능하겠는가? 하지만 거의 모든 신문과 방송들이 이런 대통령의 미디어정치에 동원될 지언정 그것과의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지 못했다.

그리고 ‘조중동’마저 추파에 가까운 우호적인 기사를 싣는 것을 보면서 대통령과 이들 사이에 어떤 적대적 공존관계가 수립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다. 생각해 보면 양자는 지난 2년간 내내 싸웠다. 그 싸움의 결과는 우리 사회를 ‘친노’와 ‘반노’로 가르는 것이다. 그것의 결과는 참담했다. 여러가지 정치적 사회적 현안을 하나하나 원칙을 가지고 따져 생각하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입지만 좁아졌기 때문이다. 그런 중에 양자는 각각 자신의 지지세력을 손쉽게 규합했다. 그러나 그들이 갈등만 거듭했던 것은 아니었다. 파병이나 노동자들의 파업, 한-칠레 FTA, 새만금이나 부안군 방폐장 문제 같은 문제들에 대해서는 양자간에 눈에 띄는 이견이 없었다. 그런 사례들에서 양자의 투쟁은 수면 아래 가라앉았다. 노대통령이 추진하니 ‘노사모’가 조용하고, 원하는 정책이라 ‘조중동’이 묵과하면, 웬만한 저항이 아니고는 막기 어려운 일이 많았는데, 파병은 그런 사례 중에서도 가장 고약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조중동’과 평소 노대통령을 싫어하던 보수층이 사안에 따른 묵인을 넘어서 자이툰 방문을 쌍수로 반긴 것은 그들의 저류에 있는 심정을 드러내주는 바도 있는 것 같다. 짐작키로 그들은 자이툰을 방문한 대통령에게서 처음으로 아버지의 이미지를 발견한 듯 싶다. 생각해보면 노대통령 이전의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자신을 아버지로 표상하고자 했다. 물론 그들은 모두 실패한 아버지였다. 차이가 있다면 비참하게 실패했느냐 비참할 정도는 아니었느냐 하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노대통령은 지금까지 아버지의 이미지를 지향하지 않았거니와, 보수층에게 그는 아버지는커녕 철없는 아들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앳된 얼굴의 자이툰 장병들 사이에 장년의 얼굴로 서있었고, 스무살의 청년장병을 얼싸안음으로써 부성적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러니 보수적인 대중들이 그런 모습에서 그들이 언제나 대통령에게서 기대해온 모습을 되찾았을 법하다. 그렇게 한 것이 잘못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치의 세계가 가부장적 이미지로 물드는 것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노회한 정치가라면 그런 이미지를 자신의 정책에 동원할 수도 있다. 문제는 그가 어버지의 모습을 자처하지 말아야 할 바로 그 지점에서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그가 취한 아버지의 모습은 아들을 사지에 보낸 아버지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김종엽/한신대 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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