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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2.26(일) 20:07

초등학교에서 들려오는 동요


직장 근처에 초등학교가 있다. 아침에 출근하여 일과를 시작하노라면 학교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다. 카랑카랑한 여자 어린이의 음성이기 때문에 가사가 선명하게 들린다. 주로 동요다. 덕분에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간다.

가사도 참 재미있다. “참새야 참새야 너 어디가니. 순희네 처마에 알 낳으러 간다.” “절이세. 절이세. 배추김치 절이세. 앞뜰에 나간 아빠 엄마 돌아오소.” “파란 하늘 파란 꿈이 드리운 푸른 언덕에 아기염소 여럿이 풀을 뜯고 있어요. 해처럼 밝은 얼굴로” 등 때묻지 않고 청순하며 참 아름답고 순수하다.

대부분 요즘 노래인지라 잘 알지 못하는 곡이 많지만 가사와 리듬만 들어도 금세 아이 마음으로 돌아가는 듯하다.

그런가 하면 어릴 적 초등학교에 다닐 때 부르던 노래도 간혹 흘러나와 따라 부르기도 하고, 콧노래로 흥얼거려보기도 한다. 윤석중 작사, 홍난파의 곡 ‘옥수수 하모니카’를 비롯하여 잘 알려진 ‘어머님 은혜’ ‘섬집아기’ 등의 노래는 수십 년이 흘렀어도 기억에 남고 언제나 들어도 흥겹고 가슴 찡한 곡이다.

그럴 때면 복잡한 머리도 맑아지고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아침에 보고 나온 신문 정치면의 복잡한 정치권 모습이며, 온갖 사건 사고로 뒤범벅된 사회면, 어둡고 추락하는 경제를 담은 경제면의 내용을 잠시라도 잊게 되고 밝고 맑은 아름다운 아이들의 노래 가락으로 가득차 오른다. 즐거운 하루의 시작이다.

전국에 수많은 학교가 있다. 이처럼 아침에 몇십분이지만 학교에서 동요를 들려주면 아이들도, 주변의 주민도 활력에 넘치게 되지 않을까. 삶이 힘들고, 추운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가 꽁꽁 얼어붙어 더더욱 우울한 때다. 아이들의 노래를 통해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간다면 우리의 마음도 따뜻해지고 가난한 마음도 풍성해지지 않을까. 꽉 닫힌 마음의 문도 조금씩 열리게 될 것이다. 연말 송년회를 한다고 어른들끼리만 노래방으로, 술 취해 거리를 방황하며 흥청대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 가정에서 단란하게, 또 이웃과 함께, 더 나아가 어려운 이웃과 함께 동요를 부르며 서툴지만 율동도 함께 해본다면 정말 뜻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박동현/서울 구로구 구로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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