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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2.22(수) 17:38

이해찬 총리 환경인식 유감


지난 15일 환경비상시국회의 대표단은 국무총리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면담하였다. 총리에게 기업도시개발특별법이 기업에 토지수용권을 주는 것은 잘못이라며 문제 삼자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환경단체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니 법을 제대로 보라고 하였다. 그러나 기업도시개발특별법은 기업이 토지의 50%를 협의매수할 경우 나머지 50%에 대해 토지수용권을 부여하고 토지전용과 개발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정작 법을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은 총리다.

또 환경과 경제 모두를 돌봐야 하는 총리로서 그의 국토 인식은 균형을 잃고 있었다. 국토를 최대한 이용해 생산성을 높여야 하므로 관광레저 시설, 골프장 건설 등을 위해 토지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하였다. 총리는 현재 골프장이 산지에 집중되어 있어 환경훼손이 많으니 해안 등으로 유도하여 환경훼손을 막으면서 경기부양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골프장 건설 규제완화 정책은 입지와 면적 제한을 대폭 풀어 농지, 해변 구릉지 및 매립지를 전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국에 230여개 골프장을 건설한다는데 그것들이 해안에 들어설 경우 수산자원보호구역이 해제될 수밖에 없으며 해양생태계 가치가 높고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해안사구 및 습지대 훼손이 불보듯 뻔하다. 농지전용으로 인한 농민과의 갈등과 더불어 수산자원 고갈로 인한 어민과의 갈등 또한 불가피하여 농어민의 어려운 살림살이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지난 17일 오전 7시 총리공관 앞 환경활동가들은 총리와 원자력위원회의 중저준위방폐장 우선건설 결정에 항의하였다. 부안 방폐장 사태이후 정부는 사회합의를 통해 원전 및 방사성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시민단체와 약속했는데 총리가 앞장서서 사회합의를 깨고 방폐장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 총리는 그 근거로 중저준위핵폐기물의 저장고가 2008년이면 포화상태로 사회합의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전부지 내 0.5% 규모정도에 안전규제장치를 한 임시저장고를 늘리거나 압축저장을 통해 해결할 방법이 있으니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의지다. 지난 18년 동안 정부의 방사성폐기물 정책이 실패를 거듭하고 해당 지역주민에게 고통을 안겨주었는데 이 총리와 원자력위원회가 또 다시 똑같은 잘못과 비민주행정을 주도하여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저준위핵폐기물도 플루토늄 방사성핵종이 포함되어 있고 방사능 소멸까지 300여년이 걸리기에 결코 안전하거나 처리가 쉽지 않다. 선진국의 저준위폐기물 처분장의 경우 지하수 방사능 오염으로 폐쇄하거나 신규 건설이 중단되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폐기물은 최소 1만년이상 생물권으로부터 안전하게 격리되어야 한다. 그야말로 미래세대와 생태계에 주는 엄청난 환경부담이다. 그래서 지금 세계는 방사성폐기물을 만들어 내는 원자력발전을 계속할 것인가를 놓고 사회합의에 들어가고 있다. 독일의 경우 원전 중단을 결정하고 방폐물 처리를 위한 30년간의 사회합의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책임있는 총리라면 국민건강, 생태계 보호, 세대 및 지역주민간의 형평성, 핵확산방지라는 원칙을 가지고 사회합의를 통해 원자력 발전 및 방폐장 문제를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것이다. 총리다운 환경인식과 국정운영의 깊이를 만날 수 없어 못내 유감이다.

김제남/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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