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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2.20(월) 19:39

새 행정수도 반대주장도 검증받아야


새 행정수도 건설은 수도권 중심의 집요한 반대와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추진이 중단됐다. 반대해온 정치권이나 집단에서는 쾌재를 부를 일이겠으나 정부 시책을 의심 없이 믿고 따라준 국민들은 허탈하기 그지없다. 더욱이 지역주민들은 막대한 금전적 손실과 정신적 피해를 보게 됐다. 적법절차에 따라 추진하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중단시킬 만큼 옳지 않은 정책이었다면 왜 처음부터 반대하지 않았는지. 아니 반대는커녕 적극적으로 법안까지 통과시켜주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제 와서 그때는 선거에서 표 받을 욕심에서 그랬으니 미안하다고 말 한마디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지도 의문이다.

나라의 안전보장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차적 책임을 자처하는 정치집단이라면 이 사태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 앞으로도 자신들의 정략적 행동에 대하여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로 면죄부를 받는 일을 되풀이할 것인가. 이제부터라도 국민들이 정파적 이해집단에게 더는 농락당하지 않기 위해서 그들 찬반 주장의 진실성을 밝혀야 한다. 국가의 장래와 발전이라는 차원에서 행정수도 건설 중단을 나중에 후회해도 구제의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새 행정수도 건설의 반대론 확산에 기여했던 몇 가지 주장만 보더라도 찬성과 반대 논리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 수 있다.

첫째, 새 행정수도 건설은 충청권만 혜택을 받고 다른 지역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본다는 주장이다.

새 행정수도 건설의 일차적 목적은 수도권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켜 수도권과 지방간의 지배와 종속의 악순환을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다. 물론 행정수도 건설만으로 수도권의 권력집중을 완화할 수 없다. 그래서 근본적인 수단으로 분권화를 병행 추진하고 있다. 새 행정수도 건설은 수도권의 과밀 해소와 함께 서울 중심의 인식, 관행 및 문화를 타파하여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실현하는 국가전략이다. 새 행정수도 건설은 공공기관 이전, 국가 균형발전 시책과 연계하여 하나의 정책묶음을 형성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 수단인 새 행정수도 건설이 어느 한 지역만을 위한 정책으로 폄하해서는 안 된다.

둘째, 새 행정수도 건설은 서울과 수도권 집값을 폭락시킨다는 주장이다.

수도권 인구는 2500만명이 넘는다. 그 중에서 2030년까지 25년 동안 약 51만명이 감소되는데 집값이 폭락한다고 주장한다면 지난 9년 동안 52만명의 인구가 감소했음에도 집값이 폭등한 서울시의 경우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더욱 수도권에는 새 행정수도 건설을 전제로 행정수도의 3배가 넘는 경제특구가 조성되고 있는데 이에 따른 집값의 인상효과를 고려해도 집값이 폭락할 것인지 묻고 싶다. 찬성과 반대 주장은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함께 고려할 때만이 객관성을 지닌다.

셋째, 새 행정수도 건설은 서울의 국제 경쟁력은 물론 국가 경쟁력마저 떨어뜨린다는 주장이다.

서울은 1000만이 넘는 인구와 국가적 경제중추 기능의 3분의 2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역동적인 집적경제 기반과 88올림픽, 2002년 월드컵 개최 등으로 쌓아온 서울의 경쟁력과 정체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국가 경쟁력까지 떨어뜨린다는 것은 행정수도의 지위가 대도시 국제 경쟁력을 결정하는 필수요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세계경제를 지배하는 뉴욕, 새로운 국제도시로 떠오른 상하이와 프랑크푸르트,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 등 수많은 대도시의 국제 경쟁력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새 행정수도 건설로 수도권 과밀 해소와 규제 시책의 합리화가 이루어져 수도권이 국제수준의 도시 시설과 환경을 갖추게 되면, 국제 경쟁력도 함께 높아질 수 있는 가능성을 굳이 외면해서는 안 된다.

새 행정수도 건설 중단은 나라의 명운을 좌우할 정책결정의 하나다. 이제는 반대주장이 결과에 따른 책임을 질 차례다. 잘못된 정책결정의 직접적 피해자는 국민이다. 이제부터라도 행정수도 건설의 찬성과 반대 주장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걸쳐 국가의 미래가 달린 정책결정의 시행착오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김용웅/충남발전연구원장 도시계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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