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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2.02(목) 19:24

대부 이자율 인하 주장 유감


정부는 고금리 사채로부터 사금융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02년 8월 대부업법(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이 법은 대부업을 영위하려는 사람의 시·도 등록을 의무화하고, 개인 등에 대한 소액 대부(3000만원 이하)의 이자율을 연 66%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실제 이 법에 따라 지금까지 약 1만6천여 대부업자가 시·도에 등록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서민의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고리사채로 인한 서민의 피해도 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불법 대부업자가 강요하는 금리가 수백%에 이르고, 폭행 등을 통한 불법 채권추심행위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고리사채로부터 서민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다시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총리실을 중심으로 관계부처의 협력 아래 지난 8월부터 불법 고금리사채업을 포함한 8대 민생침해 경제사범에 대한 강력한 대책을 마련했으며, 경찰청과 국세청 등을 중심으로 불법 사채업자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 아울러 대부업자의 광고에 대한 규제와 불법 채권추심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등 사금융 이용자 보호장치를 강화하는 내용의 관련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한편 이런 사회분위기 속에서 사금융 이용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현행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이자율 상한선(연 66%)을 더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사금융에 대한 초과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이자 상한의 인하는 자칫 대부업자의 음성화를 심화시킬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사금융 이용자가 고금리의 암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재현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현행 이자 상한에서도 영업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대형 대부업자마저 높은 자금 조달 비용과 대출 부실화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중소형 대부업자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등록업체 중 25%에 이르는 4천여곳이 자진 폐업했으며, 이들 대부업자 중 상당수가 미등록 상태에서 음성적인 고금리 영업을 계속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서민의 피해는 더욱 확대되는 측면이 있다.

이처럼 이자율 상한의 하향 조정은 서민의 이자율 부담을 줄이겠다는 애초 취지와는 달리 서민의 사금융 접근을 더욱 어렵게 하고, 오히려 고리사채의 피해를 늘릴 수 있으므로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의 경우에도 대부업법 제정 당시(1983년)에는 이자율 상한을 연 109%로 설정해 대부업자의 급격한 음성화를 피해갔으며, 이후 경쟁과정에서 대부업자 스스로 이자율을 내려 현재 연 29% 수준까지 낮아진 점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대부업자의 등록을 통해 제도권 금융시장으로의 편입을 유도하는 한편, 불법 대부업자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단속을 통해 엄중 제재함으로써 대부업자가 급전이 필요한 서민의 자금 공급원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재식/ 재정경제부 보험제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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