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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09.12(일) 20:30

지역간 학력차를 줄이는 길


교육부가 내신 위주의 2008학년도 이후 대학입시안을 내놓은 이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수능 9등급제로는 수능의 영향력이 여전해 내신 중심이라는 취지가 실현될 수 없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학교간 학력차가 엄존하는 상황에서 내신 비중을 늘릴 경우 대학이 고교등급제나 사실상의 본고사 부활 등으로 제도 자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결국 이 우려는 고려대 연세대 등 일부 대학에서 이미 고교등급제를 실시하고 있다는 폭로로 이어졌고 평준화정책을 흔들어온 세력들은 등급제 등 부작용을 없애려면 학생들에게 학교선택권을 돌려줘야 한다며 평준화 폐지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이 교육과정평가원의 2001년 학업성취도 평가를 가공해 ‘지역간 학교간 학력격차 심각’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자료의 신뢰성에 문제가 없지 않지만, 학교별 학력격차가 작지 않음을 확인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문제는 이 자료를 낸 이 의원이나 언론보도에 현 교육정책의 근간을 뒤흔들려는 의도가 보인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학교간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게 하는 정부 규제를 철폐해 대학입시에서 내신반영을 완전 자율화하고 대학이 고교 차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학교 정보를 완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이 자료를 받아 중점보도한 〈조선일보〉의 기사 제목, “평준화정책 30년 사실상 실패” “70점과 40점을 동급대우하는 고교등급제 금지가 명분 있나” 등이 의도하는 바는 자명하다.

그러나 학교간 격차가 평준화정책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 의원의 자료에서도 평준화 지역 고교간의 학력격차가 비평준화 지역보단 작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결국 ‘평준화 정책 때문’에 격차가 생긴 것이 아니라 ‘평준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격차가 만족스러울 정도로 줄지 않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현실은 우리 사회 기득계층의 이익을 지키려는 집요한 노력과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교육부의 안일함이 빚어낸 결과라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를 시정하려는 각별한 노력이 없는 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대물림돼 계층구조가 고착화되기 쉽다. 이 때문에 근대 교육사상가들은 모든 국민들에게 교육받을 균등한 기회를 보장할 책무를 국가에게 지웠다. 평준화정책은 이런 국가의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틀이다. 그러므로 그 기본기조를 유지해나가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기조를 유지하는 길은 있는 학력격차를 숨기는 게 아니라 다양한 정책수단을 통해 그 격차를 줄여나가는 데 있다. 프랑스에선 해마다 고교별 바칼로레아 합격률을 발표하지만 그것은 합격률이 높은 학교를 대학입시에서 배려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학력이 떨어지는 지역을 확인해 지원하기 위해서다. 프랑스는 이런 지역을 우선교육지구로 지정해, 추가 재정지원과 학급당 학생수 감축, 우수교사 배치 등 특별지원을 함으로써 다른 지역과의 학력격차를 줄여나간다. 우리 교육부는 이런 노력을 얼마나 기울이는지 반성해볼 일이다.

우리가 걸핏하면 비교대상으로 삼는 대부분의 미국대학들은 입학사정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삼는다. 교육이 어느 정도나마 계층이동의 통로가 되게 하려는 대학의 사회적 책임의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의 대학은 대학의 사회적 책임에 눈감은 채 단 1~2점이라도 점수가 높은 학생을 뽑는 데 목숨을 걸고 있는 게 현실이다.

새 입시안 발표 이후 논란을 지켜보며 교육부가 현실론을 내세워 밀어낸 교육혁신위의 원안이 채택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교사에게 교육의 내용과 평가에 대한 권리를 부여하고, 학생과 학부모는 교사와 학교에 대한 평가로 이를 감독하며 이렇게 해서 나온 내신을 입시의 주요한 자료로 삼고 수능의 영향력을 훨씬 더 약화시킬 경우, 교육의 각 주체들이 살아 움직이게 되고 지역간 학력격차의 문제도 상당부분 완화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권태선 편집부국장 kwont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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