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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08.15(일) 14:53

인질


경제가 죽는다, 경제가 죽는다, 경제가 죽는다, 경제가 죽는다, 경제가 죽는다. 혹 살아날지 모른다고? 에이, 살아나나 봐라. 틀림없이 죽는다, 경제가 죽는다, 경제가 죽는다….

1년 가까이 몇몇 신문들은 이랬다. 해석하고 덧붙이자면 대체로 이렇다. 이유를 몰라? 노무현 때문이잖아! 다른 나라들은 저렇게 잘하는데!

세상 어느 나라인들, 그 경제가 어떤 경제라고 한들, 이렇게 긴 기간에 같은 논리로, 그럴듯한 사례와 분석과 전문가 코멘트를 붙여, 그렇게 집요하게 써대는데 견뎌낼 수가 있겠는가. 그것도 정치적이든 경제적이든 리더십이 있는 둥 마는 둥 하는 정권이 허둥지둥하는 시기에 말이다.

성장 예측치도 애초 5% 후반부까지 가던 것이 뚝 떨어졌다. 들자면 이유가 다양하고도 많다. 카드빚이 근본적 배경으로 깔려 있겠고 유가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기업들은 물건이 팔리지 않는데 도대체 뭘로 장사를 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한다. 게다가 과소비의 원천이었던 부동산 투기 소득이 제로 또는 마이너스로 바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남 유흥가를 흥청거리게 하던 접대비 지출도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심리다. 겁먹은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다. 몇몇 신문은 수출마저 형편없어질 것이라고 써댄다. 소비가 안 되고, 소비가 안 되니 투자도 안 되고, 투자가 안 되니 고용도 안 되고, 수입이 없으니 다시 소비 여력이 고갈되고, 실제 그런 것인가와 관계없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에 대한 감각은 이렇게 세뇌되어간다.

답답한 경제부총리가 나서서 부자들을 춤추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가진 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경제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경제원리’다. 결국 진단과 처방은 이렇게 나온다. 부자들이 돈을 풀 수 있도록 심리적 안정을 불어넣을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자. 못 가진 자들이 어떻게 돈을 쓰겠는가. 그런데 그러자면, (뭘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우리 경제는 그들의 인질이 되었다. 재벌 대기업이 거느린 수만명 직원과 수십만 가족, 그들의 소비능력은 총수의 인질이다. 수출도 투자도 그의 손아귀에 있는 인질이다. 재산세를 올리면 조세저항에 부닥치고, 부동산 가격을 내리려고 해도 집 하나 달랑 가진 서민들이 불안해한다. 부동산 거품을 걷으면 담보가치 하락으로 금융위기가 올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한다. 재산세 인상에 지자체 주민들이 반발해도 서울 강남 사람들은 무덤덤하다.

가진 자들은 굳이 나서 저항할 필요가 없다. 인질들의 조세저항과 그 저항을 부추기는 몇몇 신문의 활약을 지켜보기만 해도 된다.

노무현 정부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우리 경제의 개혁은 곳곳에서 인질을 밟지 않고서는 나가기 어렵게 돼 있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그리고 그 경제는 정말 어렵게 돼 있다. 한쪽에선 경제부총리처럼 “시장경제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비관이, 다른 쪽에선 잘못된 경제구조를 바꿀, 둘도 없는 기회가 다시 무산된다는 분노가 터져 나온다. 개혁을 외쳐대던 노무현 정부가 탈출구를 찾기 힘들지 모른다는 관측이 시장을 휘어잡고 있다는 점이 더욱 불안하다. 여권 일부에서는 백기투항식의 노선전환 주장까지 나오는 것 같다.

금리가 인하된 데 이어 정부가 전방위 경기부양책에 착수한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몇몇 신문들의 집요한 시도가 또다시 들어먹히는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 내가 그들 신문을 읽고 해석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이 약간 바뀌었다.

경제야 죽어라, 경제야 죽어라, 경제야 죽어라. 왜냐고? 경제가 죽어야 (인질들이 들고일어나고) 노무현도 따라 죽잖아!

(왜 노무현을 죽이려고 하지? 그것도 몰라? 우리 할아버지를 친일파로 몰아 죽이려고 하잖아!)

이홍동 편집부국장 hdlee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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