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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02.29(일) 18:08

청계천 복원과 개발독재 망령


2002년 1월1일 신년특집에서 <한겨레>는 원로작가 박경리씨의 전면 인터뷰를 실었다.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를 멀리했던 작가였지만 청계천 복원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는 필자의 요청에는 기꺼이 시간을 냈다. 청계천 복원을 “우리가 20세기적인 물질문명의 외투를 벗어던지고 생명의 21세기로 나아감을 보여줄 수 있는 중대한 사건”으로 보았기 때문이었다. 박경리씨 인터뷰를 계기로 ‘청계천을 살리자’는 <한겨레>의 캠페인이 시작됐고 이후 서울시장 선거에서 복원을 공약으로 내건 이명박 후보가 당선돼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청계천 복원을 앞장서 주장했던 박경리씨는 “복원하자고 한 게 후회스럽다, 내 발등을 찍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개탄하고 있다. 무엇이 2년 전 그렇게 열정적으로 청계천 복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노작가를 후회와 절망에 빠뜨리고 있는 것인가

지난달 19일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주최로 열린 역사복원 전문가 간담회에서 나온 노점상 대표 이종삼씨의 절규 속에 그 답의 일단이 들어 있는 것 같다. 그는 역사복원을 촉구하는 역사학자 등 전문가들과, 실시설계안도 통과되지 않았는데 벌써 광교의 다리상판을 만들었다고 자복한 서울시 사이의 논쟁을 지켜본 뒤 이렇게 외쳤다. “서울시 부시장님,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 목표는 개발이라고 인정하십시오. 그리고 학자분들의 의견을 받아 안으십시오. 우리 노점상들이 생계의 위협을 감수하면서까지 청계천 복원을 받아들인 것은 이 따위 개발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복원해야 한다는 서울시의 주장을 믿었던 것입니다.”

그렇다. 박경리씨나 <한겨레>가 청계천 복원을 주장했던 것은 단순히 도심하천을 되살리고 그 주변을 정비·개발하자는 것이 아니었다. 박경리씨는 인터뷰에서 “그동안 인간은 개발이란 미명 아래 생태계를 교란시켜 왔으나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친생태계적 방향으로 선회하지 않으면 모두 공멸할 수 있다”며 청계천 복원은 단순히 ‘사람답게 사는 공간의 회복’을 넘어서서 한국적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생태·문화적 복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도, 노점상 이씨도 그리고 서울시민들도 이런 꿈을 공유했기에 청계천 복원을 지지한 것이다. 이명박 시장 역시 같은 꿈을 가졌었다고 믿고 싶다. 그렇지 않다면 그가 취임 초 필자와의 회견에서 “앞으로 50년 100년을 내다보고 복원을 추진해야 된다는 게 기본생각”이며 “청계천의 역사성을 회복하는 데도 신경쓰겠다”고 한 다짐은 빈말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원을 둘러싼 최근 논란을 보면서 이 시장에 대한 믿음이 뿌리째 흔들리는 게 사실이다. 24일 발표한 실시설계안에는 시민위원회가 1년 넘게 줄기차게 요구해온 역사복원 요구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민위 쪽이 설계안을 부결시키는 등 반발하니까 서울시 쪽은 시민위의 주장을 왜곡하거나 위원회 일부 의견일 뿐이라는 식으로 매도하기까지 한다.

서울시의 이런 태도는 주민 의사를 무시한 채 핵폐기장을 유치하려 해 지난 한해 내내 갈등을 빚어온 부안군수의 그것과 너무나 닮아 있다. 사회적 합의를 무시한 채 밀어붙이면 된다는 개발독재의 망령이 21세기가 시작된 지금에도 우리 관료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젠 그 개발독재의 망령을 쫓아내야 한다. 청계천 복원으로 자신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노점상까지 역사복원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시대다. 그러니 이 시장은 자신의 정치적 도약을 위해서라도 청계천 복원을 임기내에 끝내려는 무리수를 두지 말기를 간곡히 권한다. 보스턴판 청계천 복원인 빅딕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니얼 커크우드 하버드대 교수도 “이런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합의 과정”이라며 빅딕 사업은 처음 구상된 뒤 30년이 지난 지금도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계속하고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권태선 편집부국장 kwont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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