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한겨레 | 씨네21 | 한겨레21 | 이코노미21 | 초록마을 | 교육과미래 | 투어 | 쇼핑

통합검색기사검색

한토마

사설·칼럼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 국제 | 문화 | 과학 | 만평 | Editorials | 전체기사 | 지난기사

구독신청 | 뉴스레터 보기

편집 2004.02.15(일) 19:02

어지럼증


정치가 어지럽다. 정치권이 어지럽다 보니 청와대도 어지럽고, 청와대가 어지럽다 보니 정책이 어지럽고, 그러다 보니 국민들이 어지럽다. 결국 나라 전체가 어지럽다. 어지럽다.

솔직히 이번처럼 어지러운 총선 상황은 처음 대한다. 정치적 권위와 제도와 질서가 순식간에 과거의 것이 되면서 선거에 대한 사고체계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과거 총선도 어지럽긴 했지만 그래도 이심전심의 행위규범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그런 것이 제대로 효과를 갖지 못한다. 정치판을 관통해온 수직적 질서 개념이 수평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싶다.

대통령도 올인이고, 여당도, 야당도 올인, 검찰도 올인, 엔지오들도 올인, 그러다 보니 국민들도 올인하는 쪽으로 접어드는 것 같다. 국회의원들의 집단 레임덕이 현실화하고,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여의도가 출렁거린다. 몇달째 계속되는 부정부패와의 싸움은 정치권을 근본부터 뒤흔든다. 정치인으로 따지면 대통령을 비롯해 어느 누가 부정부패에서 자유로울까 싶다. 오십보냐 다섯보냐, 오백 대 빵이냐, 물귀신 작전에 진흙탕 뒹굴기, 모든 희한한 방식이 난무한다.

그러다 보니 죄지은 자들이 단죄하는 자를 불러 호통을 치는 기막힌 풍경도 나온다. 오십보 백보가 뭐가 다르냐는 논리가 나오고, 분명히 다르다는 반박도 이어진다. 절차적 정당성의 정당성이 심판대에 오르고, 최소한 절차적 정당성이라도 지켜야 한다는 상식이 해체되고 있다. 서청원 구출작전은 그 백미다. 나라 안팎의 모든 시선이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과 파병문제에 쏠려 있을 때 틈새를 노려 번개같이 단행해버린 그 기민함에 탄복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경선자금을 수사하자 쪼르르 내려가 ‘호남 죽이기’라고 고자질하기도 하고, 부산시장이 자살한 이유도 아리송하고, 그렇다고 한나라당 인사들이 부산에 집결해 ‘부산 죽이기’라도 한 것처럼 허공을 찌르는 것도 어지러운 풍경이다. 쪼르르 내려간 것이 잘못됐다고 자복하는 것도 어지럽다.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하루 한 건씩 발표한다는 정책사안이 진짜 정책인지 총선에 눈이 뒤집혀 저질러놓고 보자는 것인지 헷갈린다. 대통령이 총선에 올인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하는 것도, 대통령이라고 선거운동 하지 말란 법이 어디 있느냐는 것도 상식의 틀을 다시 짜게 하는 새로운 질문 항목이다.

선거에서 이기지 못할 바에는 “직무를 그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대통령의 은근한 경고와, 그렇다고 청와대와 내각의 ‘물건’들을 솎아내고 구인이 어려워지자 제발 부총리를 맡아달라고 매달리는 것도 옳은 건지 헷갈린다. 개혁을 하겠다는 대통령이 기용한 면면이 과연 그런 데 합당한 사람인지, 이 사람들과 함께 어떻게 개혁을 하겠다는 것인지도 그렇다.

한나라당을 뒤집겠다던 최병렬 호가 수세에 몰리다 자칫 좌초할 지경에 이르고, 청와대에서는 386에 이어 왕수석이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이러다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고,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불가피한 (희망 섞인) 과정이라는 관찰도 있다.

정치는 원래 그 변화무쌍함이 생물과 같아, 난 이런 것들에 대한 판단이 자주 오락가락했고 순환논법으로 돌고 돌았다. 이런 것들을 명확하게 하지 않고 하루하루 신문을 대하는 것은 사실 괴로운 일이다. 하지만 제대로 독해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사고체계를 재점검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

4월 총선이 지나면 이런 어지럼증이 가라앉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후유증에 더 어지러울지도 모른다. 여든 야든 나랏일을 4월까지는 대충, 그리고 4월이 지나면 그 다음 것은 그 다음에, 그렇게 생각하면 되는 것일까. 어쨌든 지금껏 정치권의 질서와 행위양식이라는 게 소수 독점과 부정부패 같은 엉터리 토대 위에 만들어졌음을 생각하면 일단은 환영할 만한 어지럼증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어이구 어지러워라.

이홍동 편집부국장 hdlee8@hani.co.kr

|


가장 많이 본 기사

•  하니 잘하시오
•  자유토론방 | 청소년토론마당
•  토론방 제안 | 고발합니다
•  한겨레투고 | 기사제보

쇼핑

한입에 쏘옥~
  유기농 방울토마토!

바삭바삭 감자스낵!!

속살탱탱 화이트비엔나소시지~
딱 1번만 짜는 초록참기름~
건강한 남성피부 포맨스킨~

여행

신개념 여름 배낭의 세계로
2005 실크로드 역사기행!
천년의 신비 앙코르왓제국
전세기타고 북해도로~!

해외연수/유학

캐나다 국제학생?!?
세계문화체험단 모집
캐나다 대학연계 프로그램
교환학생 실시간 통신원글

클릭존

남성,확실한1시간대로?
고혈압관리-식약청인정1호
◈강남33평아파트 반값입주
강원도 찰옥수수 9,900원
[속보]영어가 느리게들렸다

 

 
 

인터넷광고안내 | 제휴안내 | 개인정보보호정책 | 지적재산보호정책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 사이트맵 | 신문구독 | 채용

Copyright 2006 The Hankyor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