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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2.20(월) 18:47

가짜유골 사태의 해결책


일본 정부대표단이 평양에서 요코타 메구미의 것이라며 받아온 유골이 감정 결과 다른 사람의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는 정부의 발표는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엄청난 긴장 속에서 결과를 기다려온 요코타의 부모는 오히려 한숨을 놓은 듯, 딸이 아직 살아 있다고 믿을 여지가 있어 안도하는 표정이다. 그렇지만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받은 충격은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일 수교의 조기 실현을 바랐던 사람들의 경악과 절망은 훨씬 심각하다. 이런 점에선 아마 북한 당국자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의 경과를 되돌아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2002년 9월17일 북-일 양국은 역사적 평양선언에 서명함으로써, 북-일 수교의 신속한 실현을 향해 양국 정상이 노력하는 새로운 시기에 접어들었다. 일본은 수교교섭 재개 이전에 생존한 납치 피해자 5명의 귀국을 요구했고, 북한은 거기에 응했다. 다음으로 일본은 5명을 그대로 일본에 머무르게 한 채 그들 가족을 신속하게 일본에 보낼 것을 요구했다. 북한은 5명의 일시귀국이라는 약속에 대한 위반이며 신뢰관계가 깨졌다고 주장했다. 재개된 수교교섭은 한차례로 끝나버렸고 관계는 끊기고 말았다.

올해 5월 고이즈미 총리는 북-일 관계가 대립에서 우호로, 적대에서 협력으로 바뀌길 원한다며, 신뢰관계의 재구축을 위해 다시 방북했다. 북한은 5명의 영구귀국을 받아들이고, 북한에 있던 피해자 가족 5명을 총리와 함께 돌아가도록 했다. 또 소가 히토미의 남편 찰스 젱킨스와 딸 두 사람을 인도네시아로 보내, 그들이 그대로 일본으로 가는 것도 허용했다. 이런 방식으로 피해자 가족의 문제가 해결된 이후, 남은 납치 피해자의 소식에 관한 성실한 재조사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됐다.

따라서 11월 평양에서 열린 국장급 협의는 수교교섭 재개를 향한 현안 해결의 가장 중요한 단계였던 것이다. 요코타를 비롯해 북한이 숨졌거나 납치한 사실이 없다고 밝힌 10명에 관한 소식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요코타에 대해선 그의 남편이라는 김철주씨의 존재가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김씨가 일본 쪽과 면회해 요코타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할 것으로 보였다. 또 비디오를 통해 요코타의 부모에게 직접 설명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있었다.

평양 국장급 협의의 전모에 대해 일본 정부는 지금도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지만, 김철주씨 면회에 관한 보고는 강한 실망을 안겨줬다. 보고를 보면, 김씨는 특수기관에서 일하고 있다는 이유로 사진·비디오 촬영을 거부했고, 요코타와 딸 김혜경 등 3명이 찍은 사진도 단지 보여만 주고 가져가버렸다. 김혜경과의 친자관계를 밝혀 간접적으로 요코타와의 혼인관계를 증명하는 데 도움이 될 유전자 관계 자료의 채취도 거부했다. 이렇게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 김씨는 땅에 묻힌 요코타의 유골을 파낸 뒤 화장해 보관해 왔다며 건네줬다. 김씨가 특수기관의 사람으로서, 특수기관에서 신분을 관리하고 있는 만큼 그가 갖고 있던 유골도 특수기관이 보유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 유골이 일본 경찰 과학연구소의 감정에선 결론이 나오지 않았지만 교토대 의학부의 검사에선 요코타의 것이 아니라 다른 두 사람의 것으로 판명됐다.

북한이 가짜 유골인 것을 알면서도 검사해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해서 건넸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북한에는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의 유골을 송환한 경험이 축적돼 있다. 미국 쪽이 디엔에이 감정을 세밀히 벌인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일본 정부의 항의에 대해 베이징에 있는 북한 대사관의 참사관은 남편이 가짜 유골을 건넬 수 있겠는가고 반론했다. 그는 이 회답 전체를 통해 북한 정부나 외무성이 유골 문제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며 “앞으로 진상이 규명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렇다면 김철주씨와 특수기관이 이런 일을 감행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짙다. 적어도 김씨가 진상을 알고 있을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일본에선 김철주씨가 요코타의 남편이 아닐 것이라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특수기관은 요코타를 납치했던 기관이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납치를 인정하고 사죄했다고 하더라도 실행기관이 범행의 자료를 은폐하고 관계자를 숨기며 증거를 날조한다면, 일본 정부나 국민은 그 지도자의 사죄를 진실한 것이라고 받아들일 수 없다.

현재의 국면은, 북-일 수교교섭의 길고 험난한 길 가운데서 사실상 최악의 국면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신뢰를 키우고 교섭을 진행시키기 위해선 약속을 지키고 거짓말은 하지 않아야 한다. 요코타의 유골이라며 가짜 유골을 건네는 것 같은 일이 용납된다면, 수교교섭은 더 진전되기 어려울 것이다.

북한 정부는 신속하게 대응조처를 취해야 한다. 가짜 유골을 보낸 책임자를 밝혀내 처벌하고, 김철주씨에게 진실을 전면적으로 말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 외에 달리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길은 없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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