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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09.13(월) 19:04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의 단식투쟁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곳곳에서 단식투쟁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다돼 간다. 이들은 교도소 쪽이 수감 환경을 개선해 줄 때까지 단식을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가족방문 횟수를 늘리고 외부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 등을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게 요구조건이다.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지속적인 압제와 탄압으로 수감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 정부는 16살에서 30살까지의 젊은 남성이 교도소에 수감된 남자형제를 면회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 수감자들이 부모나 여자형제, 부인이나 아이들과 면회할 때 두꺼운 유리장벽으로 분리해 개별적인 접촉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수감자들은 가족들이 준비해 온 음식물 반입을 허용해 줄 것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자국 교도소의 환경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은 다른 아랍국 교도소에 수감된 이들과 비교할 때 좋은 처우를 받고 있다고 강조한다. 덧붙여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은 전쟁포로가 아니라 테러범들이며, 제네바 협정에 따라 대우해줄 필요가 없다는 게 이스라엘 정부의 주장이다. 팔레스타인 쪽에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더욱 강렬해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런 주장을 반박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수감자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했다. 수감자들이 음식을 먹든 안 먹든 자기들이 자유롭게 결정할 일이라는 것이다. 한 이스라엘 당국자는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죽든 말든 신경쓰지 않는다”고까지 말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이스라엘 교도소의 수감환경은 극도로 열악했다. 수감자 2명이 달걀 1개를 나눠 먹어야 했고, 콩 한 접시를 10명이 나눠 먹기도 했다. 수감자들은 아침 일찍부터 불결한 이부자리를 가지런히 정돈해 놓아야 했고, 신문과 라디오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이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은 여러 차례 단식투쟁을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목숨을 잃었고, 속병을 얻어 아직도 고생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노력은 부분적인 성공을 거뒀다. 세월이 지나면서 교도소 환경은 개선되기 시작했고, 감옥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생활환경이 그런대로 편안해졌다고도 볼 수 있다.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이번 단식투쟁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위해선 국제적인 차원에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유엔과 시민사회, 민주주의와 인권을 옹호하는 국제기구에 단식에 나선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의 현주소를 알려야 한다. 물론 이스라엘 정부는 국제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으며, 더구나 인권단체의 비판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외부세계에 아예 등을 돌리고 사는 건 아니다. 국제사회의 압력이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일정한 영향력은 끼칠 수 있다. 이를테면 이스라엘은 국제적십사위원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안보와 관계없는 경우 수감시설을 방문해 수감자를 면회하고, 이들 시설이 적십자의 기준에 맞는지를 평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또 세계적인 인권단체인 국제사면위원회의 요구도 몇 차례 받아들인 바 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수감자들에 대한 연대의식을 표시하기 위해 매일이다시피 여러가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활동에 대해선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들이 신경쓰는 일은 오직 외국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10명의 시민들이 시위를 벌였다는 소식이 전해진다면 이스라엘 정치인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단식투쟁에 맞서 수감자 개개인은 물론 국제적인 차원에서도 역공세를 취하고 있다. 단식하는 수감자들에게는 여러가지 압력수단이 동원되고 있다. 한동안 소금과 물까지도 못먹게 하거나, 감방에 설치된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빼앗기도 했다. 또 이스라엘 정부가 운영하는 라디오 방송으로 언론 접근을 제한하고, 단식투쟁을 이끄는 지도부를 와해시키려는 시도도 했다. 감방 사이에 오가는 대화도 철저히 감시했다. 국제사회를 겨냥해서는 단식 농성에 대한 지지 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수감자들이 테러리스트라는 주장을 강조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은 결국 단식투쟁을 통해 자신들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야만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단식은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다. 결국 수감자들은 병원 신세를 지게 되면서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게 될 것이다. 또 수감자들을 병원으로 옮기지 않으면 인권단체에서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어떤 사태가 벌어지든, 삶의 조건을 개선시키기 위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의 결심은 확고하기만 하다.

사타르 카셈 팔레스타인 나자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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