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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08.09(월) 15:17

팔레스타인 권력투쟁의 진실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 지난 몇주 동안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는 이들이 많을 줄 안다. 팔레스타인 내부의 권력투쟁은 어느 정도나 자연스러운 일이고, 조작된 것이라면 어떤 측면이 그러한가? 권력투쟁의 성격을 보이는 일련의 사태가 조작된 것이라면, 누가 이를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의 이익을 위해 그런 일을 벌이는가?

이번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정치지형을 놓고 볼 때, 주요 역할을 하는 인물들은 과연 누구인가? 겉보기에 몇몇 눈에 띄는 인물이 있기는 하지만, 배후에서 이를 통제하는 이들은 대체 누구인가? 팔레스타인 내부 권력다툼 과정에서 이집트와 미국,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스라엘의 구실은 무엇일까? 현재 독일에서 한쪽 다리를 절단한 채 치료를 받고 있는 나빌 아메르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정보장관의 암살을 기도한 것은 어떤 세력인가? 팔레스타인 정치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정당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가자지구에서 시작돼 서안지역 라말라로 번져간 일련의 사태는 분명 집권 파타당을 중심으로 한 팔레스타인 내부 권력투쟁의 일환이었다. 이번 권력투쟁에는 파타운동의 지도자들이 대거 연루돼 있다.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과 파타당 중앙위원이자 자치정부 총리인 아흐메드 쿠레이, 그리고 혁명평의회 위원으로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유혈사태와 자신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는 무함마드 다흘란 등 파타운동의 지도자 그룹이 망라돼 있다.

또한 이번 권력투쟁이 파타당 지도부의 젊은 그룹과 나이 든 그룹 사이의 갈등 양상으로 진행됐다는 점도 분명해 보인다. 파타당 총회는 1966년에 시작된 이래 5차례밖에 열리지 않았다. 그나마 1976년 이후엔 단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그리고 2년여 전 파타당의 제6차 총회를 준비하던 지역 파타당 젊은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는 무슨 이유에선지 이스라엘 군에 갑작스레 체포되면서 그를 중심으로 한 총회 개최 노력은 무산되고 말았다. 젊은 파타당 지도자들은 그동안 당내 선거 실시를 소리 높여 외쳐왔으나, 원로급 지도자들은 파타운동 전반의 민주적 절차보다는 자신들의 당내 입지나 권력을 위한 다툼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내부의 부패 문제 역시 이번 사태를 둘러싼 주요 논점 가운데 하나다. 물론 부패 문제가 진지한 토론이 요구되는 사안인지, 아니면 그저 감정이나 자극하는 문제인지에 대해선 관점에 따라 의견이 갈리고 있다.

무엇보다 극명한 갈등 양상을 보이는 지점은 파타당 열성당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안병력 구성을 둘러싼 문제다. 팔레스타인 보안병력에는 오랜기간 군대에서 활동해 온 이들과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봉기)에 참여한 젊은 당원들이 포함돼 있다. 군부 출신 인사들은 자신의 직함과 직위, 그리고 영향력 확대를 위해 싸움에 나섰다. 반면 대중투쟁에 참여했던 젊은 그룹 가운데는 일부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이들도 있었지만, 단지 보안군에 편입돼 정기적으로 월급을 받는 것에 만족할 수 있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마스를 비롯한 여타 팔레스타인 내부 분파와 조직들은 전반적으로 보안병력 구성문제와 관련된 논의에서 배제됐다. 이들은 이번 권력투쟁과 관련해 공개적으로는 간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전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구성과 관련해 이번 내부 갈등이 어떤 영향에 끼칠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집트는 물론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내부의 권력투쟁에 대해 비슷한 우려의 뜻을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아라파트 수반의 정치기반 약화와 함께 좀더 유연하고 현실적인 새로운 팔레스타인 지도자의 등장을 원하고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일부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번 내부 다툼이 팔레스타인 민족운동 진영 내부의 개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내부 알력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팔레스타인 주민들뿐이라는 비관적인 목소리도 만만찮다. 국제사법재판소와 유엔 총회가 이스라엘의 분리장벽 건설을 비판하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음에도 권력투쟁이 촉발되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가자지구를 비롯해 파타운동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력투쟁의 배후에 감춰진 진실을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여전히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파타운동은 출범 이래 팔레스타인 주민의 투쟁을 이끌고 자치정부와 치안을 통제하는 막중한 책무를 떠맡아왔다. 이제는 팔레스타인 주민들도 파타운동 내부의 권력투쟁이 어떻 결과를 낳을 것인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은 파타운동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진실을 알 자격이 있다.

다우드 쿠탑/팔레스타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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