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대출 개악 시정해주길
올해 가을학기부터 학자금 대출 방법이 바뀌었다. 부모의 신용불량 때문에 대출을 받지 못해 사채를 쓰던 학생들에게 정부가 보증인이 되어 대출의 기회를 넓혀 준다고 한다. 또 등록금뿐 아니라 생활비까지도 대출이 가능해져, 재학 중 최대 6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기금 고갈 방지를 이유로 이율은 4.0%에서 6.5%로 상향 조정됐다.

개인적 상황을 들자면, 이전의 나 같은 경우는 아버지가 신용불량이고, 어머니도 소득이 없어 보증인이 될 수 없었지만, 내 이름으로 대출을 하고 보증보험으로 보증인을 대신해서 학자금 융자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에 바뀐 제도는 나에겐 개선이 아닌 개악이나 다름없다. 나와 내 친구는 예비 대출신청을 하려고 했으나, 결국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 이유는 부모님의 신상정보를 자세히 입력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부모님이 별거 중이시고, 친구는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다. 그런데도 부모님 두 분 모두의 주민등록상 주소, 실거주지 주소, 건강보험료 납입금을 다 기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와 친구는 아버지와 연락도 되지 않는데다가, 설사 연락이 된다 하더라도 이런 세세한 정보를 묻기도 사실상 어렵고, 추후에 제출해야 하는 건강보험료 납입 영수증을 받아야 하는 것도 큰 난관이다.

이혼율이 지난 10여년 새 25배 늘었다는 최근의 통계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요즘 시대에 이런 어려움은 비단 나와 내 친구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제도는 과연 누구를 위해 바뀐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이번에 바뀐 제도는 학자금 대출을 인터넷으로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때문에 아버지 정보를 적을 수 없어 대출 신청조차 할 수 없는 어려움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아버지 정보가 왜 필요한지라도 알아보려 고객의견 접수 게시판에 글을 남기고 전자우편도 보냈지만 며칠째 어떤 답변조차 없다.


학자금 예비대출 기간을 둔 이유는, 제도 변경에 따른 혼잡을 방지하고, 제도 개선을 위한 것이라 했다. 이번 예비대출 기간이 끝나고 정식대출 기간이 오기 전에 과연 당국의 주장대로 종전에 대출을 받지 못해 사채를 썼던 학생이 얼마나 되는지, 또 정부가 보증을 하면서 왜 이혼하거나 별거 중인 부모님의 정보까지도 다 써넣어야 하는지, 분명히 밝혀졌으면 한다.

정은영/서울시 강서구 화곡2동

기사등록 : 2005-07-12 오후 06:30:00기사수정 : 2005-07-13 오전 02: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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