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문화 개선 졸속 안돼
2000년 철원 전방부대에서 한참 군복무 중일 때 부대 내 피시방이 보급된다고 해서 들떴던 적이 있다. 그러나 기대는 잠시 인터넷은커녕 전원이 켜지는 것조차 의심이 드는 구형기종이 내부반 내에 몇 대 자리잡았다. 머지않아 컴퓨터들은 장병들의 병영의 질 향상 용도보다는 자리 한구석을 차지하며 내무 사열시 청소할 대상의 하나로 전락하고 말았다.

최근 총기 사건 이후로 열악한 병영생활이 속속 드러나면서 병영의 질 향상을 위한 대책들이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이중 우리나라 병영 환경 복지를 위해 당연히 개선되어야 할 것들도 있다. 그러나 입막음용이나 시선끌기용으로 던져주는 듯한 졸속대책도 간혹 눈에 띈다.

얼마나 실현 가능한지 누구를 위한 대책인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여론의 방패막이용 정책이 되어서는 안 되고 똑같이 고생하는 장병들에게 열패감을 주어서는 더더군다나 안 된다. 머지않아 이 나라 주역이 될 내 아들을 위한 정책이라 생각하고, 되려 혹이 되지 않는 신중한 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 부디 이번 행정이 선진 병영생활의 초석이 되길 기대하며, “군대에서 하는 게 그렇지, 혹은 나라에서 하는 게 그렇지” 하는 불신감을 심어주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한응수/서울시 관악구 남현동


기사등록 : 2005-07-11 오후 09:36:00기사수정 : 2005-07-13 오전 04: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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