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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7.04(월) 17:53

없는 자 위한 부동산 정책을


출판사에 그림을 그려주고 먹고사는 한 친구는 몇 년 전 전세를 구하다가 우연히 아파트를 사게 되었다. 그 집은 일년이 지나 두 배가 되었다. 그것은 그가 5년 동안 쉬지 않고 일한 수입과도 맞먹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빚을 내어 재건축아파트를 하나 더 사두었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남편의 친구는 지방에 두 채, 서울에 두 채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 이 중 한 채는 농가주택이고, 또 한 채는 형의 명의로 되어 있어 중과세의 법망에 걸리지도 않는다. 그는 다시 한 채를 구입하기 위해 목좋은 모델하우스를 찾아다닌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주인은 이 집말고도 두 채의 집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이처럼 집을 수집하면서 노후대책이니 재산증식이니 하며 당당하지만 그들로 인하여 집 없는 사람들의 내집 마련의 꿈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들이 올려놓은 집값을 마련하기 위해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하니까.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하여 여기저기서 집을 짓는다지만 그 집들은 결국 있는 사람들에게 한 채 더 주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이 상황에 피해자가 아니거나 무관심한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갖는 건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들로 인하여 더 힘들어야 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도 당연한 것이라고 말할 것인가?

이쯤 되면 나같이 경제에 까막눈인 사람도 대충 어찌해야 좋을지 알 것 같다. 하물며 우리나라를 쥐락펴락하는 힘있는 사람들이 왜 그걸 모를까?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 그에 합당한 보유세를 많이 물리면 될 것을….

정부는 경기부양을 이유로 투기를 방관하여 전 국민을 투기꾼으로 만들고 있다. 국민들은 노다지를 꿈꾸며 오늘도 모델하우스로 향하고 있고, 그도 저도 하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은 잠들기가 두렵다. 나는 더 이상 불쌍한 국민이고 싶지 않다. 전쟁터도, 무정부 상태도 아닌 내 나라에서 이러한 폭력으로부터 보호받고 싶다.

강을순/서울시 도봉구 도봉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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