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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1.23(일) 21:55

‘국민’ 빠진 기밀관리 논란


정부는 국회의원들에게 제공되는 국가기밀 자료의 무분별한 외부 유출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관련 업무처리 지침을 강화하였다. 물론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때 군사기밀 유출 논란으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로부터 감사를 받은 박진 의원처럼 일부 국회의원들의 신중하지 못한 처사에 정부가 제동을 거는 것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정부의 태도는 기존의 규정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더욱 강력한 보호막을 만들어 자신들의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현행 법률은 비밀지정 범위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많은 기록들이 비밀로 지정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부 국회의원들 역시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으면서 국민의 알권리를 방패삼아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이번 규정 강화의 발단은 일부 국회의원들이 비밀로 보호해야 할 기록들을 무분별하게 공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점은 국회의원들이 비밀기록 중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을 선별적으로 공개했다는데 있다. 국민의 대표로서 비밀보호의 필요성보다 국익에 우선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공개를 결정한 것이라면, 그 내용 모두가 공개되어야 했다. 의원 개인에게 유리한 부분만을 공개하라고 권한을 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회가 진정 국민을 위했다면 비밀보호라는 미명 아래 정부가 저지르는 알권리 침해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이에 대한 개정을 요구하는 방식을 취했어야 했다.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보다는 강력한 규정 속에 안주하려는 정부나 자신들의 책임은 뒤로한 채 정부를 비난하는 국회나 그 중심에 정작 있어야 할 국민은 없다. 국민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국민을 위해 결정했다면 이와 같은 결과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는 이번 개정이 국익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이루어진 책임회피는 아니었는지 신중하게 고민해보기를 바란다. 국회 역시 정부를 비난하기에 앞서 국회의원이라는 명칭을 특권 삼아 ‘예외’의 인정을 당연시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보기를 바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이 인정할 수 있는 비밀 및 비공개 범위 등 비밀제정원칙이 제시되기를 기대해 본다. 2005년에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국회와 정부가 솔선하여 법과 원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이것이 진정 국민이 바라는 참모습이다.

윤혜경/국가기록개혁네트워크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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