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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1.26(수) 19:14

연고채용 엑스파일


1단계: 봤단 말이야? 연예인도 엄연히 사생활의 자유가 있는데, 확인 안 된 소문에 열 내면서 파일 전송하고 그러면 안 되지. 2단계: 그런데 … 무슨 이야기라고? 에이, 대부분 예전에 떠돌던 소문을 정리한 것에 불과한 ‘카더라’ 통신뿐이네, 게다가 반여성적 표현하며 … 수준이 너무 낮다, 이거 혹시 애들이 재미로 만든 거 아냐? 3단계: 그렇지만 … 이거 봐라, Y군, 그게 사실이었네, 실망인걸. 옛말 틀린 거 하나 없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없다더니.

대충 이런 식이다. 매우 착한 척, 젠체하지만 결국 파일을 열어 본다. 수준 낮은 내용에 혀를 차면서도, 흘끔흘끔 파일 내용을 섭렵한다. 이름난 광고사와 여론조사 회사 이름이 있으니 은근히 신뢰가 간다. 욕하면서도 그 내용을 믿는다는 사람이 절반을 훌쩍 넘는단다. 또 하나의 이중 잣대인 셈이다.

조금도 관련 없는 기아차 노조 채용 비리 문제-정확히 말하면, 언론이 그것을 전하고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방식-에서 비슷한 이중성을 본다면, 너무 생뚱맞을까? 다른 누구도 아니고 노동조합에서 돈을 받고 사람을 입사시켰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불투명한 채용 관행을 감시하고 (잠재적) 조합원들의 공정한 채용 절차를 담보해야 할 노조가, 사람들의 궁박한 처지를 이용해서 1년치 연봉에 가까운 돈을 받았다니, 충격이다. 변명은 듣고 싶지 않고, 편들 생각은 더욱 없다.

그렇지만 궁금해진다. 노조에 취직하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 들어가는 것인데 도대체 어떻게 해서 그런 시스템이 가능했을까. 듣고 보니 기가 막힌다. 노조에 채용인원을 할당하고 선거에 자금까지 지원했다는 ‘고단수’ 노무관리에 두 손 두 발 다 들게 된다. 그렇지만 다들 여기에는 관심이 별로 없다. 이번 기회에, 말 안 듣는 대공장 노조, 목소리만 큰 금속노조, 제멋대로인 민주노총의 기를 꺾으려 작정했는지, 노조의 이기주의, 비도덕성을 욕하며 목소리를 높인다.

뭔가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지난 연말, 삼성그룹 창업주 손녀가 부회장으로, 엘지 셋째아들이 부사장으로, 과장으로 입사한 현대그룹 손녀가 부회장으로, 그 동생은 기획이사로 승진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후계 구도를 굳히고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으로 근사하게 포장해 보도한 것에 견주니, 그 두 개의 잣대가 확실히 보이는 듯하다.

지난해 학교를 졸업하고 1년간 취직자리를 찾았던 한 친구는 기아차 이야기를 듣더니, “같은 학교 출신도 ‘백’ 있는 애들만 턱턱 취직이 잘되는데 서러워 혼났다, 차라리 적금 깨서 아는 사람 돈 주고 취직할 수 있었다면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한다. 줄 타고(낮은 데 착륙하는 것은 ‘낙하산’도 아니란다) 취직하는 ‘연고채용’은 너무 일반화되어 있어,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다. 특히 여성 구직자는, 공개채용 합격은 극히 어렵고, 그다지 안 좋은 일자리도 웬만큼 아는 사람 없으면 얻기 어렵다. 기껏 찾았더니 근로자로 인정되지도 않는 ‘네트워크 마케터’거나, 심지어 구직자 개인정보를 이용한 사기꾼도 있다고 한다. 구인 웹사이트에 수십 통의 이력서를 보내 놓고 하염없이 기다리다 보면 사회에 나가는 것 자체가 두려워지거나 아예 포기하는 ‘실망실업자’가 된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사장님은 언감생심이지만, 건너건너 아는 노조 간부 덕으로라도 좋은 일자리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안정된 일자리가 적은 시대, 제대로 된 일터가 드문 지역일수록 더 그렇다.

그래서 나는, 기아차 노조에 반성하라고 야단치는 동시에, 이참에 우리 사회 전반의 ‘채용’이 도대체 어떤 모습인지 살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모르긴 몰라도 1천명이 넘는다는 ‘진짜 연예인 엑스파일’보다 놀라운 내용이 많을 터이다. 그 파일을 샅샅이 훑어 바로잡고, 채용 과정 전반에 대한 제대로 된 규제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일자리 하나가 아쉬운 시점에 무슨 소리냐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필요하다.

“사기업이 누구를 어떻게 뽑든 무슨 상관이냐”고 반박한다면, 그래, 기아차 노조에 했던 욕을 녹음해 두었다가 듣게 하자.

김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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