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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1.16(일) 18:22

미국의 서울대, 서울의 미국대


서울대는 세계 몇 등일까. 대학의 순위를 매기는 기준이나 선정기관이라는 게 그다지 신뢰할만한 건 아니지만, 일년에 몇 차례씩 외신을 통해 들어오는 서울대의 등수는 항상 뉴스거리다. 최근 중국의 어느 대학이 매긴 성적표를 보면 서울대의 종합 성적은 150위권 밖이다. 동네 일등을 놓치지 않았던 자식의 부모라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등수다. 과목별로는 조금 나은 것도 있다. 2001년 도서구입비의 경우 105위, 2002년 ‘과학논문인용색인(SCI)’의 경우에는 34위까지 올라간다.

그런데 지난 주 서울대가 세계 대학 중 ‘넘버 투’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5년간 미국 박사학위 취득자의 출신 학부를 따져보았는데, 서울대가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서울대는 버클리대를 제외하고 미국 내 어떤 대학보다도 미국박사를 많이 배출했다. 그 수가 무려 1655명에 이른다. 한해 평균 300명을 웃도는 셈이다. 서울대가 배출한 국내박사가 대략 400명 남짓이고 그 일부는 타 대학 출신임을 감안한다면, 학부로서 서울대가 배출한 미국박사 수는 자체 배출한 국내박사 수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미국학위에 대한 열망이라든지, 미국박사와 국내박사의 차별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새삼스레 그 문제를 여기서 다시 들추어내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것이 낡았거나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이른바 ‘서울대 넘버 투 사태’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태는 지금의 위기가 학위가 아닌 학문의 위기임을, 그리고 문제가 더 이상 대학의 등수가 아닌 대학의 지향에 있음을 보여준다.

요즘 한국의 대학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수나 대학원생들에 대한 지원도 늘었고 연구논문에 대한 압박도 강해졌다. 대학만이 아니라 학위자의 경쟁력도 늘었다. 국내박사의 실력이 미국박사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미국박사인 어느 교수는 내게 실력 있는 국내박사들이 부당한 대접을 받는 걸 볼 때마다 화가 치민다고 했다. 나를 생각해서 해준 말이겠지만 정작 나를 화나게 하는 쪽은 따로 있다. 학문과 대학 자체가 ‘미국적인 너무나 미국적인’ 상황에서 나는 솔직히 미국박사보다 더 경쟁력을 갖춘 국내박사를 대변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국내에서 미국박사보다 더 미국적 경쟁력을 갖추었다면 대견한 일이지만, 그런 거라면 나는 진심으로 미국 유학을 권하고 싶다. 한국노동운동사도 좋고 중국문학도 좋으니 미국학자들의 시각이 궁금하다면 직접 가보는 것도 나쁠 게 없다. 미국에서 배웠다거나 미국을 배웠다는 건 그 자체로 좋은 일이지 문제일 턱이 없다. 문제가 있다면 미국박사들 중 상당수가 미국적 시각을 하나의 시각이 아닌 유일한 시각으로 믿는 데 있을 뿐이다.

불행히도 이제 그 믿음이 실재성을 획득하고 있다. 미국 학문의 시각과는 다른 시각이라는 게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대학의 커리큘럼이나 연구방법은 이미 미국의 것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대학들은 지금 자국 출신 미국학자들의 귀환을 기다리는 것을 넘어 스스로 그런 학자들을 양성하려 하고 있다. 미국학자들의 귀환보다 훨씬 심각한 건 바로 이쪽이다. 학문의 지향에 대한 자기 성찰을 병행하지 않는 변화의 노력은 대학과 학문을 큰 위험에 빠뜨린다.

‘서울대 넘버 투 사태’는 그동안 서울대가 사실상 미국대학원의 학부 노릇을 해왔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나는 서울대가 이 사건을 어떻게 대할지 궁금하다. 만약 대학원중심대학에 대한 서울대의 표방이 미국의 학부 노릇을 하다 대학원 노릇을 하려는 거라면 희망은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한석규가 보여주지 않았던가. 자기 세계를 갖지 못한 자들은 제 아무리 ‘넘버 투’라고 해도 결국에는 ‘넘버 쓰리’일 뿐이라는 걸.

고병권/연구공간 ‘수유+너머’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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