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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2.30(목) 00:04

‘여직원’ 없애기


사무실에서 직원 채용 공고를 내야 할 일이 생겼다. 여자 직원이 그만 둔 자리니 당연히 여자를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 ‘여직원 모집’으로 채용 공고를 내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성별을 분리해서 채용 공고를 내는 것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이라는 의견이 나왔고, 반대로 “남자만 뽑거나 남녀를 같이 뽑으면서 직군이나 직급을 달리해서 뽑는 것이 위법이지 여자에게 더 기회를 주는 것은 우대 조치지 차별이 아니다”라는 의견도 있어, 잠시 논쟁이 되었다.

하긴, ‘여직원’만 뽑는 것은 여성을 오히려 우대하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겠다. 게다가 통념상 ‘여직원’들이 하는 일 - 전화를 받는다든가 손님에게 차를 내오는 일 - 에는 어차피 남자들이 지원하지 않고, 설사 지원하고 채용된다 해도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는 금방 그만두기 때문에, 남자들이 헛수고를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분명히해야 한다고 하면, 꽤 설득력 있게 들리기도 한다.

어쨌든 그렇게 ‘여직원’을 채용한 결과, 경찰청에서 문서를 수발하거나 사무를 보는 일을 하는 고용직 공무원은 모두 여자이고, 철도청 새마을호 승무원도 여자이며, 법원과 검찰청에서 판사·검사실에서 기록을 정리하거나 전화를 받는 기능직 직원들도 모두 여자다. 은행의 창구 전담 직원이나 수많은 쇼핑몰의 텔레마케터들도 모두 여자다.

앗, 이렇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다니, 정말 여성에게 좋은 나라인가 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일자리의 ‘내용’이며, 그 직장에 남자들이 담당하는 다른 직무들과의 ‘차등’에 있다.

‘여직원’들은 그 회사나 기관의 주된 업무가 아니라 부수적인 일을 한다는 이유로 남자 직원보다 임금 수준이 낮을 수밖에 없고, 더 많은 일을 가르칠 필요도 없으니 사내 교육 기회도 제한되며, 수준 높은 일을 맡길 수 없다는 이유로 승진이라는 개념이 아예 없이 근속년수에 따라 호봉만 조금 높아질 뿐이다.

전망도 없는 직장을 다니며 육아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느니 그냥 집에서 살림하는 것이 더 득이 되므로 대부분 일찍 퇴직하기 마련이다. 어쩌다 남은 여직원들은? 아예 계약직으로 만들어 몇 년만에 한 번씩 바꾸거나, 다른 직군보다 정년을 10~15년까지 낮추어 정하면 그 뿐이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너무 과장된 것 아니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멀리 거슬러 갈 필요도 없이 2004년 한해만 해도, 철도청에서는 다른 공무원들과는 달리 여자들이 담당하던 객실 승무원들에 한하여 계약직이기 때문에 계약 갱신만 거부하면 그 뿐이라고 했고, 경찰청에서는 여직원들이 담당하던 ‘고용직’ 업무 자체를 없앤다고 하면서 모두 퇴직하라고 하고 있다. 만 24살에 어떤 협회에 취직했던 어느 여직원은, 16년 동안 승진이 거의 안 되는 직급에 속해 있다가 40살이 되자 직급 정년에 걸린다며 퇴직해야 했다. 선진 금융을 추구한다는 큰 은행은 여전히 여행원을 분리 모집한 것으로 노동부에서 시정명령까지 받았다. 일부 나아진 곳도 있다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해결된 것 없이 해를 넘기고 있다.

흔히들 “담당 업무의 내용 때문이지 성별에 따른 차별이 아니다”라고 항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정해야 한다. 머릿속에 ‘여직원’이라는 개념이 없어지지 않는 한, 그것을 진정한 직무에 따른 차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자격, 기술, 숙련도에 따라 알맞은 위치에 배치하고, 또한 능력개발의 기회를 똑같이 주고, 그 결과에 따라 공정한 심사를 통해 승진 기회를 주는, 그런 ‘직무 평가와 배치’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여자 장관 몇명, 여자 국회의원 몇명, 사법시험 합격자 중 여성 합격자 비율 몇% - 물론 중요하다. 그렇지만 ‘여직원’이라는 정체 불명의 직무와 직군이 남아 있고, 그러한 직군 분리가 ‘직무 차이’라는 이름에 숨겨져 확대되고 있다면, 여전히 부족하다, 부족하다. 그것도 2%가 아니라 많이 부족하다.

김진/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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