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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3.08(화) 16:09

인연


고등학생 때에는 매번 짝꿍이 되어 친하게 지내던 친구 녀석이었으나 대학을 다르게 가면서 연락이 끊긴 친구가 한 명 있었다. 4년 전엔가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계속 연락하자는 뜬구름 같은 이야기만 서로 한 꼴이 되고 말았다. 그러던 차에 얼마 전에 그 녀석에게 연락이 왔다. 반갑다는 말 끝에 나온 이야기는 적잖이 충격적이었다.

3년 정도 사귄 여자친구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라는 병에 걸려 병원에 누워있다는 것이었다. 태권도 단증이 있을 만큼 건강했던 사람이었기에 놀라움은 더 컸다고 했다. 친구는 성분 헌혈을 해줄 사람을 찾고 있었고, 나는 혈액형이 다르니 내 친구들 중에서 지원자를 찾아보겠다고 하고 우선 전화를 끊었다.

몇 년 만의 전화치고는 너무 급작스러워 잠시 숨을 고를 필요가 있었다. 가만있자, 수혈을 해 줄 사람이 과연 누가 있을까. 아는 사람도 아니고 몇 다리를 건너야 하는 사람인데 선뜻 나설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 그래도 급한 마음에 우선 머리에 떠오르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난색을 표하는 이도 더러 있지만 대개는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그들에게 거듭 고맙다는 말을 하며 나는 바로 그 고교 친구에게 연락을 주었고, 간단한 검사 끝에 몇 명은 무사히 수혈까지 할 수 있었다.

그러한 과정을 지켜보면서 사람의 인연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지금까지 나에게 인연이라는 말은 상당히 추상적인 개념이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말하지만 대체 그 인연이라는 것이 사람 사이에 어떻게 작용하고 어떤 결과를 낳는지 실제로 본 적이 없었다. 한 번 만나고 헤어지면 그걸로 끝이었다. 언젠가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다. 또 상대적인 개념이기도 해서 내가 어떤 사람을 기억하고 소중히 생각한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말짱 헛것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벌써 나부터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말이다.

이를테면 인연이라는 것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보면 다분히 관념적인 그것을 삶의 중요한 요소로 치켜세우기가 싫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인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누군지 알지도 못하고 한 번도 보지도 못한 사람이지만 얽히고설킨 인연의 끈을 따라 소중한 도움을 줄 수가 있었고, 받을 수가 있었다. 곰곰이 생각할수록 새삼 놀랍고 신기하다. 불가의 가르침처럼 이렇게 만나리라고 미리 정해져 있기라도 했던것인가.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 일이었는가.

물론 이번의 인연에 대한 깨침(?)은 내 주변 사람이 위급한 상황에서 도와준 이들에 기인한 것이었기에 다분히 이기적인 요소도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뭐 어떠랴, 그 덕에 무심코 지나치던 주위 사람들을 다시 한번 살려 볼 수 있었고, 오직 만나고 있다는 사실에도 감사를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내가 미처 보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감사의 눈길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류호정/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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