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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1.17(월) 19:16

닭은 달리고 싶다


닭이 무슨 동물이냐고 물어보면 우리 아이들이 혹시 ‘양념이나 프라이드 치킨’이라고 대답하지는 않을까. 옛날부터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 중의 하나가 바로 닭이었다. 닭은 단백질 공급원이었을 뿐 아니라 새벽을 깨우는 자명종, 집안의 파수꾼 구실까지 겸했으며, 파리나 모기의 유충을 잡아먹는 방역관 노릇을 했다.

닭을 보면 명랑하고 활동적인 동물이란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아장아장 새끼들을 데리고 온 동네를 싸돌아다니는 암탉의 모습은 아련한 고향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이들이 이렇듯 활동적이어야 하는 이유는 아마 다양한 먹이섭취 방식에 있을 것이다. 흙부터 시작해서 작은 뱀까지 닭이 못 먹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다.

흔히 바보 같은 사람을 비유해서 ‘닭대가리’란 표현을 쓰는데, 이것은 옆에 있는 닭을 잡아먹어도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다니는 닭의 모습에서 붙여진 비칭이라고 한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멍청하다면 자유롭게 풀어놓아도 어김없이 때 되면 집으로 돌아오고, 정확한 시간을 알리며, 알 품고 병아리 기르는 일들까지 그렇게 잘 해낼 수 있을까? 아니, 닭은 멍청하다기보다 너무 낙천적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만만한 게 닭이라고, 닭은 손님들 접대용이나 종교적인 제물로 가장 많이 쓰인다. 이렇다 보니 제명을 사는 닭이 드물지만 놀랍게도 닭의 수명은 20년을 웃돈다고 한다. 닭의 키우기 편리함과 웬만한 기후에도 적응하는 강인함, 그리고 부화기의 발명으로 인해 호사가들의 취미생활에 많이 활용되기도 한다. 닭이나 거위만을 쫓아다니던 학자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개량에 개량을 거듭하여 이제 세계적으로 650종이 넘는 닭이 있다고 한다. 여기엔 약으로 쓰이는 오골계, 인도네시아의 싸움닭, 폴란드의 히피닭 같은 것이 포함된다. 같은 계통의 꿩 종류까지 합치면 그 수는 어마어마해진다.

닭의 재미있는 특성 중 하나가 바로 땅파기 습관이다. 땅 파는 것은 첫째로 지렁이나 애벌레 같은 먹이를 찾기 위해, 둘째로 몸에 묻은 기생충을 흙과 함께 털어 버리기 위해, 마지막으로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다. 한여름에 일제히 개인 참호를 파고 드러누운 닭들의 모습을 보면 참 신기하기 그지없다.

닭이 주로 활동하는 시간은 대부분의 새 종류가 그렇듯 해뜰녘이나 노을이 지는 해질녘이다. 한낮에는 활동이 뜸해진다. 그래서 새벽이 되면 활동하기 좋다고 활개 치면서 울어댄다. 이것이 자명종이 되었다. 알고 보면 재미있고 신기한 닭들의 세계를 동화나 만화책 속에서나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수천 마리씩 한꺼번에 넣어둔 비좁은 육계 사육장에서도, 일년 열두 달을 알만 낳으라고 가두어둔 잔인한 양계장에서도, 항상 명랑함을 잃지 않는 닭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위인보다도 고귀한 희생정신을 본다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최종욱/광주우치동물원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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