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한겨레 | 씨네21 | 한겨레21 | 이코노미21 | 초록마을 | 교육과미래 | 투어 | 쇼핑

통합검색기사검색

한토마

사설·칼럼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 국제 | 문화 | 과학 | 만평 | Editorials | 전체기사 | 지난기사

구독신청 | 뉴스레터 보기

편집 2004.12.27(월) 21:48

2004년이 저물고 있다


2004년이 저물고 있다. 누군가의 말대로 사람의 기억은 추상적이기보다는 구체적인 것에 머무르는 경우가 더 많다. 올해 나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나 되돌아보면 이것저것 뒤엉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알쏭달쏭한 기억의 추상화는 뜻밖에 볼펜이나 지갑, 기차표 같은 구체적인 물건에 의해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아니 어찌 보면 기억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일상의 사소한 물건들이 대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연말연시에 연하장이나 선물을 서로 교환하고 송년회를 하는 것은 사람에 대한 기억을 카드와 술에 위탁하는 것이다. 복잡한 세상, 살기도 바쁜데 저에 대한 기억은 이 카드에 담아서 어디 깊은 곳에다가 잘 보관하고 있다가 생각날 때마다 쳐다보시라 하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하면 내가 너무 과장한 것일까? 만약에 실제로 그렇다면 연하장이나 선물을 주고받는 일은 아주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연하장이나 선물이 그 사람에게 어떤 대접을 받을 것인가는 바로 내가 그 사람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나 하는 척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는 딱 한 곳, 그런 불편스러움이 없는 사람에게만 연하장을 보내기로 했다. 이제 올해로 스물아홉이 되는 청년인데 덩치는 산만한 사람이 어찌나 소심한지, 별일도 아닌 일에 혼자 낙담하고 괴로워하는 꼴이 차마 옆에서 보고 있기가 안타까웠다. 올해 이 청년은 많은 일이 있었다고 한다. 옆에서 듣고 있자니 정말 실수를 많이 하기는 했다. 바로 나서서 잘못을 시인하고 정정했으면 좋았을 일도, 용기가 없어서 그러지 못하고 계속 피하고만 있는 일도 있었다. 물론 다음해부터는 그러지 말라는 말도 써 넣어줘야겠다. 또 이 친구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어떤 만성적인 게으름 중독 같은 것도 엿보이는데 이 바쁜 세상에 게으름이라니 큰일 날 소리다. 본인은 살이 자꾸 쪄서 큰일이라는데 내가 보기에는 비만의 원인은 저 게으른 사고방식과 느슨한 생활태도에 있는 것 같다. 무슨 피부 주름 개선제처럼 저 친구의 사고방식과 생활태도의 현을 팽팽하게 고정시켜줄 필요가 있다. 나의 이런 관심을 무척이나 싫어할지도 모른다. 그런 일은 한 줄 연하장의 다짐이나 충고 같은 것으로는 안 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할 텐데 잘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저 녀석을 매우 좋아하고 있으므로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겉으로야 만날 밉네, 염치없네, 뚱뚱하네 놀려대지만 사실 속으로는 꽤 좋아하고 있음을 최근에야 알게 된 것이다. 사실 나말고는 저 녀석을 좋아해줄 만한 사람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저 녀석을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나는 종이도 필요 없고 펜도 필요 없이 거울 하나만 있으면 되는 그런 연하장을 하나 쓴다. 뭣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근처에 거울이 없다. 아, 저기에 하나 있다. 거울 앞에 서서 나는 쓴다.

이 친구야 내년에는 제발 좀 잘 좀 사시게, 이제 이십대도 일년밖에 남지 않았어, 마지막으로 어쨌든 너도 나도 해피 뉴 이어~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류호정/취업준비생


|



☞ 기사에대한의견글쓰기 | 목록보기 | ▶ 토론방가기


56▣[8.15∼60]-돌에 연말에 통일논의..▣나라큼이2005-08-15
55자진 삭제하였습니다녹두2005-08-13
54자진 삭제하였습니다필담2005-06-19
53▣4.19-학생혁명에 즈음하여..... 나라큼이2005-04-19
52운영자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싸보2005-02-25

  • [연말연시] 2005년 닭띠들의 희망가...01/10 17:43
  • [연말연시] 이웃사랑 공동모금 1천억 첫돌파 ...01/09 21:37
  • [연말연시] 원로들의 ‘희망제안’에 귀를 열자...01/06 18:48
  • [연말연시] 고용·내수 지탱할 ‘구조’ 실패…약자패배 극명...01/05 19:07
  • [연말연시] 4년새 땅값총액 380조 늘어 GDP 3.3배...01/04 19:10
  • [연말연시] 토지 보유세 올리고 건물분재산세 내려야...01/04 19:30
  • [연말연시] 집값도 60%뛰어 부양 ‘열매’ 투기 손에...01/04 19:23
  • [연말연시] 낮은 곳서 솟구친 사랑...01/04 18:44
  • [연말연시] 하청 ‘사슬’ 중소기업 줄줄이 단가 ‘족쇄’...01/03 18:38
  • [연말연시] 기술력과 기회, 중기-대기업 ‘상생 두축’...01/03 18:40
  • [연말연시] 택시 기사 음주운전 심각...01/03 16:51
  • [연말연시] 연말연시 살인사건 잇따라...01/02 20:51
  • [연말연시] DJ, 정치인들에 새해 충고, 고건 전 총리등도 신년사...01/02 20:46
  • [연말연시] 한반도 주변 정상 신년사...01/02 20:22
  • [연말연시] 백두산 천지 새해맞이…“저기만 건너면 북녘땅이건만”...01/02 20:20
  • [연말연시] 해맞이 승객 30여명 태운 케이블카 고장 ...01/02 20:20
  • [연말연시] 기고 / 노조 ‘초기업적’ 교섭구조 마련을...01/02 18:00
  • [연말연시] 결혼 ·출산 ‘ 청춘의 덫’? 여성 69% 비정규직 밀려...01/02 17:59
  • [연말연시] 일한만큼 받는 보상시스템 세워야...01/02 17:53
  • [연말연시] “어디 도급이 ‥” 노조는 이용만...01/02 17:51
  • [연말연시] 회사· 정규직 이중눈치 ‥ 연대손길 실낱 기대 ...01/02 17:42

  • 가장 많이 본 기사

    [사설·칼럼]가장 많이 본 기사

    •  하니 잘하시오
    •  자유토론방 | 청소년토론마당
    •  토론방 제안 | 고발합니다
    •  한겨레투고 | 기사제보

    쇼핑

    한입에 쏘옥~
      유기농 방울토마토!

    바삭바삭 감자스낵!!

    속살탱탱 화이트비엔나소시지~
    딱 1번만 짜는 초록참기름~
    건강한 남성피부 포맨스킨~

    여행

    신개념 여름 배낭의 세계로
    2005 실크로드 역사기행!
    천년의 신비 앙코르왓제국
    전세기타고 북해도로~!

    해외연수/유학

    캐나다 국제학생?!?
    세계문화체험단 모집
    캐나다 대학연계 프로그램
    교환학생 실시간 통신원글

    클릭존

    남성,확실한1시간대로?
    고혈압관리-식약청인정1호
    ◈강남33평아파트 반값입주
    강원도 찰옥수수 9,900원
    [속보]영어가 느리게들렸다

     

     
     

    인터넷광고안내 | 제휴안내 | 개인정보보호정책 | 지적재산보호정책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 사이트맵 | 신문구독 | 채용

    Copyright 2006 The Hankyor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