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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2.07(화) 05:52

카리스마 넘치는 파충류


전시된 뱀이나 악어들은 사람들이 볼 때면 거의 미동을 하지 않는다. 어떤 이는 이들을 보고 ‘무슨 박제냐?’고 묻기도 할 정도다. 실제로 나도 동물원에 온 뒤 일년 정도는 움직임을 거의 보지 못했다. 일년이 지나서야 겨우 ‘아, 얘들도 움직이긴 하는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다.

파충류는 외부의 온도에 의해 체온이 변하는 외온성 동물이다. 참고로 포유류 등 내부에서 에너지를 얻는 동물들을 내온성 동물이라 한다. 이들이 주로 살고 있는 기후대도 열대나 아열대에 국한되어 있다. 그래서 낯선 이국땅에서, 더구나 사계절 변화하는 곳에서 적응하기란 엄청난 고난일 것이다. 사람이 아무리 훌륭한 환경을 제공한다 해도 자연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러니 자연히 움직임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

이들이 환경에 얼마나 민감한지 보여주는 몇 가지 예들이 있는데, 올해 초 들어온 아나콘다는 그전 동물원에서 거의 1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그래서 욕심도 나고 해서 우리 동물원에서 살려보겠다고 데려와 예전보다 좀 더 넓은 공간과 큰 수조만 설치해 주었는데도 그 즉시 먹기 시작했다. 원인은 작은 수조 탓이었던 것이다. 열대의 비단구렁이는 겨울에 태양빛이 조금만 약해져도 단식을 시작해서 이듬해 초여름까지 전혀 먹지를 않는다.

하지만 이들은 몇 달의 굶주림 정도는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다. 그것은 특수한 에너지 대사기능 때문이다. 아직까지 연구 대상이긴 하지만 뱀들의 위장은 끊임없이 준비상태에 있어야 하는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일시정지 상태에 놓일 수 있다. 이런 ‘쉼’의 방식으로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방지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뱀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산다. 나도 뱀을 치료하라면 하겠는데, 산이나 강에서 뱀과 맞닥뜨리는 일은 끔찍이도 싫다. 독사와 무해한 뱀들까지도 오해를 받는 것 중 하나가 뱀이 공격적이라는 것인데, 뱀 전문가들의 모험적인 연구를 통하여 이들이 결코 위험하지도 공격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밝혀내고 있다. 단지 자기를 밟거나 건드렸을 때 방어본능에 의해 순간적으로 덤벼들고는 달아날 뿐이다. 산에서 살모사와 마주치더라도 가만히만 지켜본다면 그가 먼저 꼬리를 보일 확률이 99% 정도는 될 것이다. 인간적인 선입견을 치우고 보면 이들이 생태계의 평형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소중한 존재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파충류가 워낙 정적인 동물들이다 보니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고독한 ‘보스’의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깜박임이 없는 싸늘한 눈은 오싹함마저 감돈다. 한때 그들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대가 있었다. 화석 같은 흔적을 통해서 ‘공룡’이 굉장히 활동적인 동물들이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움츠린 파충류는 진화에 역행되어 온 것이 틀림없다. 제왕의 몰락처럼 한때는 지구를 호령했던 파충류가 지하세계로 숨어드는 걸 보면서 우리 인간도 이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최종욱/광주우치동물원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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