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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1.29(월) 19:33

사랑하는 창희에게


창희야. 너를 만난 2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넌 눈이 아주 크고, 속눈썹도 아주 기다란 매력적인 눈망울을 가진 아이란다. 게다가 칭찬 받는 걸 아주 좋아해서 ‘애제자’ 삼겠다고 하면 좋아서 만세를 부르곤 하는 아이였지.

선생님이 처음 너를 보았을 땐, 그 크고 예쁜 눈망울에서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아 너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었어. 그것이 네가 안고 지냈어야 할 슬픔들을 선생님이 미리 감지라도 한 거였을까?

우리 혼혈 친구들이야 다들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서 꿋꿋하게 살아가지만, 너 창희만큼은 이제 더 이상의 어려움은, 더 이상의 힘겨움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했단다. 네가 숙모님에게 무척 혼이 나서 밥을 몇 끼 굶었다던 어느 날, 식당에서 성인 2인분을 허겁지겁 먹는 너를 보며 선생님이 우니까 넌 조용히 물었었지. “선생님, 왜… 우세요….”

글쎄 왜 울었을까. 아마도 선생님은 너에게 해줄 힘이 너무나 미약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을 거야. 정신을 놓아버린 엄마를 낫게 해줄 힘도, 너를 그 집에서 꺼내올 수도, 너를 날마다 만날 수도 없는 선생님의 나약함이 미워서였을 거야.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네가 이 세상에 혼자 남겨져 지독한 외로움으로 힘들어할 때, 그리고 너를 간절히 원했던 국제결혼 가정에서의 입양조차 좌절되었을 때 선생님은 너를 볼 기운조차 없었단다. 왜냐면…, 네가 겪었던 외로움과 선생님 사이에는 너무나 큰 벽이 가로질러 있었기 때문이야. 그 벽은 너에게도 선생님에게도 참 이해하기 어렵고 힘든 일이었지.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단다. 창희야, 기억나니? 너를 5개월 만에 일시보호소에서야 볼 수 있었을 때, 네가 선생님을 안아주면서 보고 싶었다고 얘기했었지? 선생님도 많이 많이 보고 싶었단다. 그리고 네가 엄마 다음으로 선생님이 보고 싶었다고 말했을 땐 너무 기뻐서 하루종일 휘파람을 불고 다녔지.

창희야! 네가 그렇게 좋아하던 충주 아줌마 아저씨가 너를 많이 많이 사랑하고 노력하신 끝에 드디어 너를 아들로 맞이하셨구나. 그분들은 두 분 다 의사이시니 네가 아프기라도 하면 치료를 너무너무 잘해주실 거야. 이 각박한 세상 속에서도 너를 가슴 아파하고 때로는 눈물짓기도 하셨던 고마운 분이란다. 기억나니? 지난여름에 아저씨를 처음 만났을 때 너 무지 쑥스러워했던 거. 그리고 그날 선생님은 선생님과 아저씨가 예전에 같은 직장을 다닌 동료였다는 걸 알고는 무척 신기해했었지. 아줌마는 여름방학 때 너와 일주일간 함께 지내다 보육원에 바래다 주시면서 많이 우셨다고 하더구나. 입양이 좀 지체되는 때에는 배아파 낳은 아기도 산전진찰 받고 고통 끝에 낳으니 그런 시간으로 여기겠다며 스스로를 다독이시더구나. 겨울방학이 되기 전에 너를 데려가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했는데 네가 충주로 간 지 벌써 3주나 되었나봐.

창희야! 그동안 네 몸의 멍자국보다 선명하게 남았을 네 안의 상처들 이제는 씻겨나갈 수 있겠지? 대신에 네가 잘 해야 해. 물론 보육원에서도 잘 했으리라 믿지만. 아줌마 아저씨 말 잘 듣고, 공부도 열심히 하렴. 이 다음에 충주에 놀러가면 좀 더 의젓한 창희를 기대하마.

이지영/펄벅재단 사회복지사·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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