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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0.18(월) 20:27

펄벅이 바랐던 세상


펄 벅이 소설 〈대지〉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실은 많은 이들이 안다. 그러나 구한말 한국을 배경으로 쓴 소설 〈살아 있는 갈대〉가 그의 또다른 걸작이라는 것,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회사업 활동을 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1960년대 초, 글을 쓰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펄 벅은 그 후 10여년을 한국에서 보내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곤 했는데, 〈살아 있는 갈대〉 서문에는 “한국은 고상한 사람들이 사는 보석 같은 나라”라며 찬사를 보냈고, 1973년 한국을 떠날 때에는 “한국 아이들이 보고 싶을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유서에는 “내가 가장 사랑한 나라는 미국에 이어 한국”이라고 쓰기도 하였다.

그 밖에 한국에 대한 사랑은 많은 일화로 전해져 오지만, 무엇보다 애착을 보인 것은 한국에서 활동했던 사회사업가로서의 삶이었다. 스스로 8명의 어린이들을 입양한 그는 ‘나의 여생을 전력투구하여 내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헌납하겠다’며, ‘출생’으로 인하여 고통받는 어린이들의 존재를 알리고 그들이 당면한 사회적 불평등과 편견을 줄이기 위해 여생을 바쳤다. 그래서 〈살아 있는 갈대〉를 집필하는 동안 한국전쟁 혼혈아들을 돌보기 위해 부천지역에 ‘소사희망원’을 설립하였고, 그들을 손수 입히고 먹이고 씻기는 일들을 마다지 않았으며, 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전 재산을 털어 자신의 조국 미국에 지원단체를 세우기도 하였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30년이 넘은 세월. 잊지 못할 것이라며 눈물 흘렸던 한국의 아이들, 출생으로 인하여 고통받던 그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는 어떠했을까.

요즘은 혼혈 연예인들이 대거 등장하여 서툰 한국말과 어설픈 몸짓으로 인기몰이를 하자 혼혈인에 대한 편견이나 어려움이 사라진 것처럼 호들갑이지만, 안타깝게도 각광받는 혼혈 연예인 대부분은 백인계 중산층 출신으로, 오히려 우리 사회의 이중 잣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남부럽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나 유창한 영어실력과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이들은 보통의(?) 혼혈인뿐 아니라, ‘토종’ 한국인들에게도 선망의 대상이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흑인계, 동남아계 혼혈이거나 같은 백인계라 해도 영어 대신 한국말을 쓰고 한국의 편모 가정 출신이면, 이들을 보는 눈길은 당장 달라진다.

편견이나 미움을 받을 만한 구체적인 이유가 있다면 그것을 개선하고 타파하고자 노력하겠지만, 어찌해볼 도리 없는 ‘출생’으로 인한 것이라면 그 자신에게는 난감하기 짝이 없는 일인 것이다.

30년 전 펄 벅이 이 땅을 떠나며 흘렸던 눈물에는 이곳에서 담은 추억이 너무나 많아서였을 것이다. 또, 가난한 한 나라에서 ‘출생’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쏟아부은 자신의 애정과 노력이 머지않아 결실을 보게 되리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이제 강산이 서너번 바뀌고 21세기 지구촌 시대가 되었지만, 그녀가 바랐던 세상은 너무나 더디게 오고 있다. 아니, 더뎌도 오기나 했으면 좋겠다. ‘고상한 사람들이 사는 보석 같은 나라’라는 표현이 더는 무색하지 않도록 말이다.

이지영/펄벅재단 사회복지사·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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