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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0.04(월) 18:49

취업 준비생의 추석 보내기


지난 추석은 다가올수록 마음 한쪽을 무겁게 만들었다. 이러한 기분은 나에게 흡사 달의 뒷면을 발견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지금까지 명절은 즐겁거나 혹은 아무렇지도 않거나 둘 중의 하나였다. 오랜만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나고 친척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함께하는 연휴는 오랜 귀성과 귀경의 몸부림 속에서도 싫을 이유가 없었다. 간혹 어른들로부터 명절이 반갑지만은 않다는 말을 듣기는 했으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보내버리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인류는 기어이 달의 뒷면을 발견하고야 말았고 나 역시 명절의 뒷면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거창하게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인류가 달의 뒷면을 발견하게 된 것은 다른 나쁜 뜻이 있어서가 아니다.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던가. 내가 명절의 뒷면을 발견하게 된 것도 집안 식구들의 나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을 하면서 ‘먹고 살 것인지’에 대한 그 관심과 애정이 나에게는 서서히 우려를 기반으로 하는 질타로 들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졸업한 지 일년이 다 되어가지만 취업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자 걱정이 앞선 어른들은 아예 취직과 결혼 등 내 인생의 로드맵까지 마련해 두고 있었다. 닷새 연휴를 지내는 동안 나는 줄곧 답답하고 초조하였다. 이렇게 되다간 먹고 자는 생리적 문제만 ‘나의 일’일 뿐, 다른 것은 다 어른들이 미리 정해주는 길을 따라가야만 하는 것인가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어른들에 맞서 나를 앞세우기에는 내가 너무나 작았고 세상은 너무나 어려웠으며 크고 거대하기만 했다. 그러던 차에 둥그렇게 웃고만 있던 추석 보름달의 표면에서 화산이 하나 폭발하고 말았다. 어른들에게 화를 내고 만 것이다. 평화롭던 명절의 달에서 폭발이 일어나니 가족들도 놀란 눈치다. 나 역시 놀랐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대체 어디에다가, 말도 안 되는 짓을 하고 있단 말인가. 식구들은 애써 분위기를 수습하려고 했다. “다 네가 걱정이 되어서 하는 말이고, 너 잘 되라는 말이니 너무 그렇게 신경 써서 듣지 말라”는 것이었다. 나라고 그걸 왜 모르겠는가. 울컥 눈물이 날 뻔도 했다. 할머니와 부모님의 안타깝고 미안해하는 눈빛을 보니 더 죄송스런 마음에 얼른 고개를 내리고 말았다. 이 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랐다. 결국 문제는 내가 앞으로 얼마나 열심히 살 것인가 하는 마음인 것을.

추석 연휴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내내 달의 뒷면에 대해서 생각했다. 고요의 바다와 풍요의 바다가 앞면이던가 뒷면이던가. 어디면 어떠랴, 달의 뒷면을 대면하고 온 지금 이상하게 마음이 맑고 좋다. 어른들의 마음도 충분히 알고 나 스스로도 심기일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 온몸으로(?) 부닥쳐 추석의 보름달 그 뒷면을 갔다 온 덕이다.

류호정/취업준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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