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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09.20(월) 19:09

들쥐가 갉아먹은 옥수수


올여름 휴가 때는 유난히도 많은 친구들이 가족과 함께 놀러 온다고 연락이 와서 간식거리로 옥수수를 내놓을 생각으로 얼마나 익었나 살펴보러 밭에 가 봤다. 하나같이 다 실한 게 올해 옥수수 농사는 잘 될 것 같은 예감이었다. 2~3일만 더 지나면 너무 딱딱하지도 무르지도 않아 먹기 좋게 여물 것들을 보아두고 흡족한 마음으로 집에 왔다.

그런데 친구들이 와서 옥수수를 따러 갔더니 몽땅 들쥐들이 갉아먹고 쭉정이만 남아 있지 않은가. 작년에 태풍으로 쓰러진 찰옥수수는 맛도 못 봤기 때문에 올해도 쓰러진 것들은 일찌감치 포기했지만, 꼿꼿이 서 있는 옥수수마저 빼앗길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며칠 뒤 다른 옥수수 밭에 가서 보니 쥐가 옥수숫대에 올라가 갉아먹고 있었다. 사람이 앞에 서있는데도 도망갈 생각은 않고 두 눈 똑바로 뜨고 여봐란듯이. 작년 여름, 옆집 할아버지도 동네 이장님도 잘 되었다고 칭찬하시던 보리도 추수를 며칠 앞두고 들쥐들한테 몽땅 빼앗겼는데, 옥수수마저 당하고 나니 얼마나 화가 나던지.

우리 집만 이렇게 야생동물의 피해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나마 우리 집은 호수 가운데 있는 섬이라 피해가 적은 편이다. 건넛마을 아저씨는 밭 가장자리에 심어 둔 수박, 참외를 너구리가 파먹었다고 하고, 옆 마을에서 농사짓는 친구들은 멧돼지가 고구마 밭을 모두 파헤쳐 하나도 못 건졌다고 한다. 산에서 내려온 노루가 김장 채소밭에 들어가 무 잎을 몽땅 먹어치우고, 배추도 노란 속잎만 쏘-옥 파먹은 집도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 피해가 더 커서 멧돼지가 마당에까지 들어왔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심지어는 태풍에 떨어진 과일만 주워먹는 게 아니라, 가지를 꺾어 따먹기도 한단다. 떡잎부터 새로 올라오는 잎이란 잎은 모두 갉아먹는 산토끼에 의한 피해도 만만치 않다. 이러니 콩 싹을 따먹는 새들에 의한 피해는 ‘피해’ 축에도 못 낀다.

몇 년 전만 해도 산골짜기 외딴 농가에서나 당하던 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요즘은 마을에서도 흔하고 출현 횟수도 잦으며, 피해량도 커가고 있다. 도로 확장이나 새도시, 공업단지는 물론 막개발로 동·식물들의 생활터전인 자연녹지가 급격히 줄어들어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게 아닌가 싶다. 멸종 위기에 있는 동물들을 보호해 그 수는 늘려놨지만 이들의 천적이 없는 불완전한 생태계다 보니 보호동물들의 식량 부족 사태가 농작물 피해로까지 번진 것일 게다. 결국 얼마 남지 않은 자연을 파괴하면서까지 사람들만 좀더 편하고, 풍족하게 하려고 했던 노력의 결과가 부메랑이 되어 이제 우리들을 위협해 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우리 자식, 손자들 세대가 되면 어떻게 될까 미리부터 걱정이 앞선다.

이웃과 콩 한쪽도 나눠 먹었던 옛사람들은 콩 심을 때 세 알을 심으며 한 알은 새, 또 한 알은 짐승, 나머지 한 알은 농부의 몫으로 했다고 한다. 농부 자신은 물론, 자연의 다른 생명들의 먹거리까지 마음을 쓴 것이다. 다음주면 한가위다. 옛사람들이 일년 내내 배를 곯다 풍성한 결실의 한가위를 보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하지 않았던가. 사람들만의 한가위가 아니라 ‘모든 생명들과 함께 나누는 한가위’였으면 더 좋겠다.

주영미/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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