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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09.06(월) 18:46

대한민국 서민의 삶


며칠 전인가 어머니가 떠주는 밥숟가락을 입으로 받아먹던 형이 말했다. “이번에 돈 나오면 어머니 이부터 해드려야겠다.” 재요양 신청을 하고 받아들여지기를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형이 승인이 된다는 이러저런 계산을 하고 말한 것이다. 형은 10년 전 작업중 사고로 인해 중증 장애인이 됐다. 어머니는 몇 개 안 남은 이를 드러내며 웃음을 지었지만, 입에선 엉뚱한 소리가 나왔다. “야는 뭔 소리여, 빚부터 갚아야제”.

형과 어머니가 다정스레 말하는 게 듣기 좋았던 나는 빚부터 갚아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에 벌컥 화부터 났다. 몇 해 전 어머니 이를 해 넣느라 카드로 돈을 빼 드렸더니 그 돈으로 어머니는 내 빚을 갚았고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 어서 갚아야 한다고 말한 기억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는 나의 말에 어머니는 연신 “야는! 은행빚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 소리”라며 대꾸도 안 하시곤 했다.

얼마 전에는 아내와 절친한 한 언니의 생일이어서 고기를 구워먹을 일이 생겼다. 작은 도시인 군산에 살지만, 생활이 각박해져서인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술잔 나누기도 점점 뜸했던 상황이다. 몇 년 만에 만난 아내의 언니는 자신이 일용 노동자란 것을 연신 자랑스럽게 말했다. 공장생활 1년 하면서 느낀 점을 말하면서, 공장에서 만난 캄보디아 여성 산업연수생들의 열악한 현실을 이해하고 노동자들의 대모 노릇을 하는 자신을 자랑스러워했다. 남편의 월급과 재산으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살다가 아이엠에프 후유증을 겪으며 각각 떨어져 살게 된 언니이다. 취미삼아 책방에서 아르바이트 하며 노동 관련 책을 읽은 것들이 이제 자신의 삶으로 절절이 다가오는 것에 무척 감동스러워했다.

산업연수원생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도 수백일째 명동성당 농성장에서 투쟁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과 내가 인터뷰한 동영상 ‘죽거나 혹은 떠나거나’ 등이 떠올랐다. 끊임없이 아내 앞으로 날아오는 국민연금 독촉장도 머리를 스친다. 도대체 노후에 뭘 보장하자고 살아 있는 오늘을 빚쟁이로 만드는지 모를 일이다. 그냥 눈 감고 외면하고 사는 현실이다. 어디서 어디까지 손을 대고 고쳐야 할지 대들기에는 미력한 한 개인이라는 무력감이 밀려온다.

거리의 가게들이 썰렁해진 지는 이미 오래다. 시내 중심의 몇몇 음식점만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질 뿐, 한 골목만 지나도 가게 안 표정들은 시무룩하게 굳어 있다.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이라고 믿던 민주노동당의 모습도 그리 밝지만은 않은 것 같다. 대한민국의 부정적인 모습은 민주노동당 안에도 있다. 하지만 달리 피할 곳도 선택의 여지도 없다. 살며 사랑하며 부대끼는 자기 자신들에게 좀더 애정을 주고 다시 힘을 내자고 다짐하는 수밖에.

김용환/비정규직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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