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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에 묻힌 양심/ 최수경


얼마 전부터 쓰레기를 계속 남의 집 담벼락에 버리는 일이 생겼다. 더욱이 그 쓰레기는 방 창문 바로 밑에 버려져 있어 창문을 열면 심한 악취가 난다.

본래 쓰레기는 차가 올 때까지 모아 두는 것이 아니라 청소차가 오기 30분전 쯤에야 비로소 밖에 두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냄새를 방지하고 도시 미관을 고려한 처사라고 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아침에 쓰레기가 수거되기 무섭게 당일 오후가 되면 벌써 그 다음날 아침에 버릴 쓰레기 봉지들이 담벼락에 하나둘씩 수북히 쌓인다. 밤새 그 곳에서 토해내는 썩는 냄새를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다음날 동사무소를 찾아가 쓰레기 민원을 처리하는 직원과 상담을 했다.

상담도 모자라 급기야 담당직원을 대동하고 현장으로 직접 가서 자초지종을 세세히 설명하며 조처를 취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하지만 그 직원은 뾰족한 수가 없는 듯 오히려 볼멘소리를 하며 슬며서 뒷걸음질을 쳤다.

담당직원의 말인즉 주민들에게 가정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동사무소 앞에까지도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말을 듣겠냐는 것이다. 이제 이 동네 주민 사람들에게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는 얘기를 했다. 약간은 황당하기도 하지만 이내 가슴 한 구석에서 씁쓸함을 느꼈다.

동네 사람들과 말로 해결하라는 `방법 아닌 방법'을 제시하며 무책임하게 발걸음을 돌리려는 그 직원을 붙잡고 그러면 이곳(가정집)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다른 장소에 쓰레기를 모아 달라는 경고문을 한장 써 달라고 부탁했다.

결국 직원도 마지못해 경고문을 붙이기로 했다. 당장 그날 오후부터 우리 집 담벼락에는 빨간 경고문이 붙었다. 거기에는 쓰레기를 남의 가정집에 버리지 말 것과 기왕 버리려면 가정집이 아닌 다른 장소에 버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쓰레기 봉투를 모으는 장소까지 새로 지정하여 약도로 첨가시켰다.

하지만 그 날 초저녁부터 쓰레기 봉지들이 하나둘씩 쌓여만 갔다. 마치 바로 위의 경고문을 비웃기라도 한듯 경고문 바로 밑에 수북이 말이다. 동사무소 쓰레기 담당직원의 말이 언뜻 생각났다. 마을의 얼굴인 동사무소에도 조금의 가책도 없이 마구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너무 무리한 것을 바랐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 의아심이 들기까지 했다.

쓰레기 문제는 근래들어 가장 심각한 도시문제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서로 조금씩만 남을 생각한다면 의외로 쉽사리 풀릴 수 있는 평이한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의 이웃들이 자기 편한 것만 생각하지 말고 남도 배려할 줄 아는 미덕이 하루빨리 몸에 배여 앞으로는 이런 문제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최수경/대구 달서구 죽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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