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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세계 ‘보안’ 이란 불가능했더라

신경쓰지 않으면 그리 큰 문제도 아닌 듯한 개인정보 보안, 아무리 78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네 어쩌네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내 것도 유출됐을까? 아마 그렇겠지?

사실 인터넷사이트 회사에 근무했을 당시에 콘텐츠 연구한다고 하도 여러 사이트에 가입을 해놓은 상태라서 내 개인정보는 이미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게으르면서도 성격이 급한 탓에 회원가입 약관을 읽어보지도 않고 그냥 가입을 해버리는 것이 습관화돼 있었다.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해도 내가 범죄자로 누명을 쓰거나 금전적 피해만 없으면 상관 없지. 스팸메일 받으면 짜증이 나긴 하지만 읽지 않고 삭제하니까 그쯤이야 뭘” 하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잊을 만하면 터지는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자꾸 접하면서 문제는 스팸메일만이 아니라는 개념이 잡히기 시작했다. 더구나 비밀번호가 나도 모르게 바뀌어 있는 것을 몇 번 경험하면서 전자우편 도청, 신용카드번호 유출, 내 피시를 훤히 들여다보는 해킹 등에 내가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 극도로 신경이 날카로워지게 되었다.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자 뭔가 조처를 해야만 했다.

그러나 내가 가입한 사이트가 어디 어디인지도 다 기억할 수 없어 찾아가 탈퇴를 하기도 어려웠고 그 사이트의 아이디와 패스워드 역시 제각각이어서 기억할 수 없었다. 사이트, 내 컴퓨터의 키보드와 하드디스크, 전산망 어느 한 군데라도 뚫려서는 안 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라야 고작 어려운 비밀번호를 쓰고 자주 바꿔주는 것이었다.

그러느니 차라리 사이트에 로그인할 때마다 회원으로 가입하고 로그아웃하기 전에 회원탈퇴를 하는 편이 아이디, 패스워드를 잊어버리지도 않고 비밀번호를 바꾸기 위해 그 많은 사이트를 일부러 방문할 필요도 없는 더 편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나 탈퇴를 해도 회원정보를 사이트에서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인터넷 사이트 회사에 근무해본 나로서는 뻔히 아는 사실이었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별별 상상을 다 하고 시나리오를 짜본다. 주민등록번호 생성기로 가짜 주민등록번호를 만들고, 가명을 짓고, 집에 깔린 초고속통신망을 당장 해지하고 다시 전화접속 방법으로 바꾼다. 컴퓨터는 두 대를 가지되, 한 대로는 인터넷에 절대 접속하지 않고 문서작성과 자료저장 전용으로 쓰고, 다른 한 대로는 인터넷을 하되 나를 철저히 숨기고 다른 사람으로 위장한다. 개인정보 위조부터 개인컴퓨터 방화벽 설치까지 한다고 해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보안은 해킹보다 앞설 수 없기에 완벽한 보안이란 불가능한 것이다. 낭떠러지 끝에 서 있는 기분이다. 인터넷과 실생활이 분리된 것이라면 차라리 인터넷상의 나를 버릴 수 있겠다. 그리고 다시 태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은 이미 생활의 일부다. 나는 인터넷 상에서만이 아니라 이 사회에서도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양지연/서울 서초구 서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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