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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시간 2001년02월12일18시46분

    한겨레/ 사설·칼럼/ 난나이야기
    [난나이야기] '별들의 전쟁' 먹구름

    레이건 시대 찬사와 조롱을 동시에 받았던 `스타워즈'가 부시의 집권 뒤 다시 다가오고 있다. 미국 본토나 해외 주둔 미군, 그리고 동맹국들을 향해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을 미사일이나 레이저로 요격하겠다는 탄도미사일방어체제(BMD)는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어떠한 도전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미국 제일주의'의 반영이기도 하다.

    냉전 종식과 함께 사라질 것으로 보였던 `스타워즈'가 부활한 표면적인 이유는 우습게도 북한 때문이다. `스타워즈' 부활 구실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었던 미국의 냉전주의자들은 1998년 8월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자 `이러다가 북한으로부터 핵미사일 공격을 받는 게 아니냐'며 호들갑을 떨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현 국방장관인 럼스펠트가 2005년이면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까지 다다를 것이라고 경고한 것에 장단을 맞춰 국가미사일방어(NMD) 추진을 기정사실화하는 듯했다. 그러나 잇따른 실험 실패와 국제사회의 반대 여론 비등, 그리고 엔엠디 구실이 되어온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에 임하는 등 강력한 화해의 메시지를 보냄에 따라 미국은 궁지에 몰렸다. 이러한 안팎의 상황을 고려한 클린턴은 엔엠디 배치 결정 여부를 다음 정권에 넘김으로써 정치적 부담을 덜고자 했다.

    레이건-부시-클린턴에 이어 네 번째 스타워즈 주자로 나선 부시 2세는 틈만 나면 강력한 미사일 방어망을 신속하게 배치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것은 국제사회가 또다시 이 문제로 홍역을 앓을 것이라는 점과 어렵게 냉전해체에 접어든 한반도에 한랭전선을 몰고올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다.

    북한은 미국이 미사일 방어망을 배치하는 것을 협상을 통해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역시 미사일 방어망을 추진하면서 협상보다는 강력한 억지력과 타격능력의 강화 쪽에 정책적인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공화당은 클린턴이 최대 외교 업적으로 내세우는 94년 제네바 합의와 99년 베를린 합의에 대해 `악행을 보상했다'고 평가하고 있어 북한의 미사일 포기에 따른 보상에 인색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의 최대현안인 핵·미사일문제가 지루한 교착 상태에 빠져들면서 한반도에 또다시 전쟁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마저 있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을 포기하더라도 미국이 엔엠디와 티엠디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표면적인 구실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을 포기하면 스타워즈 추진력은 상당 부분 약화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그 동안 엔엠디와 티엠디가 중국이나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북한을 비롯한 이른바 `깡패국가'들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북한이 미사일을 포기하면 미국은 또 다른 명분을 찾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부시 행정부가 협상을 통해 미사일문제를 풀려는 의지가 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북한 미사일문제의 해결이 부시의 처지에서는 스타워즈를 실현할 강력한 지렛대를 상실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김대중 대통령이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과 한 인터뷰에서 미사일방어망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북한에게 장거리 미사일 생산을 중단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 대통령이 북-미의 현안에 대해 `중재' 의사를 밝힌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에 앞서 김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하여 `김 위원장을 만나 중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북한의 양보를 강력히 요청할테니 미사일 방어망 배치에 좀 더 신중해달라'고 부시에게 요청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정욱식/평화네트워크 (peacekorea.org)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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