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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시간 2001년02월05일18시44분

    한겨레/ 사설·칼럼/ 난나이야기
    [난나이야기] 지연 학연 혈연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비슷한 인생 길을 걷게 된다.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자기 고향에 있는 유치원과 학원에 가게 된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등교육 과정을 거치게 된다. 아마도 이때부터 자기의 의지보다는 부모님을 비롯해서 주위사람들의 말에 의해 철저하게 일류대학이라는 것에 세뇌당한다.

    드디어 입시지옥이라는 관문을 거쳐 대학교에 들어가게 되고 대학을 졸업한 후 자기 전공에 맞춰 회사에 취직하기도 하고, 또는 전공과 상관없이 자기 적성에 맞춰 인생의 날개를 펼치게 된다.

    기업체나 공직에 들어가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상사들로부터 고향은 어디이고, 어느 학교 나왔으며 부모님은 무얼 하시는 분이냐는 질문을 받게 되고 이제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많이 들어 자기도 모르게 혈연, 지연, 학연에 연연하게 되며 마음속에 또 다른 나를 나누게 된다.

    인사철만 되면 승진하기 위하여 혈연, 학연, 지연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여 유력 인사에게 손을 벌리는 것은 공공연한 관행이 되어 버렸다. 이제 이런 폐단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치유할 수 없는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다.

    어느 누구나 할 것 없이 문제점을 개선하려 하지 않고 개인의 기득권에만 치우친 나머지 사회가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병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 과연 우리 사회의 학연, 지연, 혈연 등의 연고 중시문화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이 폐단을 고치기 위해 학연, 지연, 혈연 등의 연결고리를 끊는 확고한 사회·교육의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며칠 전 혈연, 학연, 지연 등 연고주의 인사를 근절하기 위해 특정지역이나 특정고교 출신이 한 부처의 3급 이상 핵심직위의 30∼40%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

    당연히 국정을 담당하는 높은 사람들을 비롯해서 한발 나아가서는 기업체 간부들이 그렇게 해야지 국민들이 “사회 전반적으로 학벌 위주보다는 능력 중시의 사회로 변모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회적인 분위기가 점차적으로 맑아지게 된다.

    두 번째는 학연, 지연, 혈연 등을 운운하며 출세지향적인 우리나라 국민의 가치관이다.

    사람들은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업의 귀천을 느낀다. 남들이 보는 따가운 시선과 주위사람들과 비교함으로써 느끼게 되는 자기 스스로의 열등감과 자격지심 등이 바로 직업의 귀천이 되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국민 모두가 확고한 직업관과 가치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우리들은 스스로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가진 단일 민족이라고 자랑하곤 한다. 그러나 같은 글과 말, 같은 피부색에 같은 문화, 전통과 인습을 지닌 채 살아가면서도 호남, 영남, 충청으로 나누어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일류대학, 삼류대학으로 나누어 마음 속에 간직한 채 살아간다.

    비좁은 국토 안에서, 사람들이 너무나도 꼭 닮아서 조금이라도 다른 것, 학연, 학연, 지연을 쪼개고 서로 갈라가며 싸우는 것일까?

    학연, 혈연, 지연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자기가 몸담고 있는 조직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 주는 사회, 인품을 겸비한 자가 정당하게 인정받고 평가를 받아 승진할 수 있는 사회 바로 그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일 것이다.

    박완신/<인터넷 한겨레> 하니리포터·충남대 건축공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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